
먼저, 고두병(bitter pit)은 과실 표면에 반점성 장해가 발생하는 병중 사과에서 상당한 피해를 주는 생리장해로 주로 신초와 과실간의 칼슘경합에 의해 과실로의 칼슘공급이 불충분할 때 발생이 많다. 특히 대과성 품종인 ‘감홍’에서 피해발생이 많으며 ‘후지’와 ‘쓰가루’에서도 발생이 되고 있다. 피해부위는 과실의 적도면에서 꽃받침쪽으로 나타나는데 피해증상은 과피에 붉은색 반점을 띄다가 직경이 2∼5mm의 적은 원형의 오목한 반점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피해를 받은 조직은 과육 조직이 괴사하여 스폰지 모양으로 갈변되어 있고 과육부위를 맛보면 쓴맛이 난다.
고두병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될 수 있는데 첫째 나무의 세력이 강하거나, 질소공급이 많을 때, 강전정을 할 때, 칼리와 마그네슘을 일시에 다량 시용할 때, 토양내 석회가 부족하거나, 수분이 부족하여 석회 이동이 불충분할 때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고두병을 방지하기 위한 첫 번째 방법 중의 하나가 나무의 세력이 지나치게 강하지 않도록 수세를 안정화 시켜 과실내로의 칼슘흡수가 잘 이뤄지도록 하는 방법이다.
본 연구는 고두병을 방지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 중 감홍 사과의 초기 재식할 때부터 지면으로부터의 대목노출 정도가 고두병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였다. 10년생 ‘감홍’ 사과원에서 대목노출이 평균 5.5, 14.3, 20.7cm인 나무들을 각각 12주씩 과원에서 선정하여 생육량을 조사한 결과 대목이 깊게 묻혀있는 나무에서는 수고와 수폭이 높게 유지되었으며 도장지와 신초도 왕성하게 발생되어 수세가 강함을 알 수 있었다. 반면 대목노출이 20cm인 조사구에서는 수고와 수폭도 깊게 묻힌 조사구에 비해 작았으며 도장지와 신초발생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이러한 처리구간의 평균 과중을 조사했을 때 대목노출 길이가 짧은 처리구일 수록 평균 과중이 많이 나감을 알 수 있었으나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반면 고두병이 발생된 것을 고두지수(0∼5)로 나타내어 조사한 결과 대목노출이 5.5cm로 깊게 묻힌 처리구에서는 고두지수가 1.12로 높게 나타났으나 14.3∼20.7cm 처리구에서는 0.67∼0.44로 낮게 나타남을 알 수 있었다.
본 시험에 이용된 과원에서 과일 수량과 고두과 발생율을 조사한 결과 처리구간의 수량차이는 통계적으로 없었으나 대목노출이 5.5cm일때 주당 고두과 발생이 8.7kg 발생하였고 전체 과실중의 76%를 차지하였다 반면 14.3∼20.7cm 대목노출이 된 처리구에서는 고두과 수량이 8.0∼4.7kg로서 고두과율은 53∼43%를 차지하였다.
따라서 개원 및 기존 성목원에 ‘감홍’ 사과를 식재 시 묘목을 심고 난 후 토양이 안정화 됐을 때의 높이가 15∼20cm 내외가 되도록 대목이 깊게 묻히지 않는 조치만 재식초기에 잘 취하여 주더라도 고두과 발생률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과원내의 지력과 토성도 같이 고려해 봐야 하지만, 과원 내 토성이 점토함량이 많다면 더욱 대목노출이 깊게 묻히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시험장 강석범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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