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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농협의 사업환경이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한·칠레 FTA에 이어 미국과의 협상이 시작됐다. 외국산 농산물에 대한 수입제한이 풀리면 경제사업 비중이 높은 품목농협은 지역농협보다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새로운 활로가 분명 있을 것이다. 또한 농협중앙회가 경제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점 역시 품목농협으로선 주목거리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단위 연합사업 활성화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농협중앙회 사업방향과 경영상황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있는 이사 조합장들의 의견을 지면에 옮겼다. /편집자 주■복영모<전주원예농협 조합장>품목농협은 그동안 경제사업에 충실함으로써 ‘농협다운 농협’으로 성장해 왔다. 기술지도는 물론 농자재의 적기공급 등 품목농협은 농민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존재였다.농산물 유통사업도 선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공판장을 모범적으로 운영, 농산물의 판로보장과 제값받기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마트를 개설하는 등 소비지 유통의 선진화도 견인하고 있다.농산물 수출확대에도 품목농협은 앞장서 왔다. 미국과 호주시장 등에 배 수출을 시작한 곳도 품목농협이다. 이외 채소류 품목농협 중에서도 일본 수출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조합들이 많다.경제사업 비중이 높았기에 품목농협의 지난날은 순탄하지 못했다. 금융사업이 늦게 허용됨으로써 자금조달 등에서 지역조합보다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지금도 일부 품목농협은 중앙회에 가입됐는데도 불구하고 금융사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사실 우리 농업과 농촌 현실을 볼때 농협이 경제사업 하나로 버티기는 어렵다. 영세한 농가들의 경영상태를 뻔히 알면서 비싼 수수료를 받을 수는 없다. 따라서 농민들을 대상으로 경제사업을 한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환원사업이라 봐야할 것이다. 공판장 운영 조합들의 경우 농산물 출하 조합원에 대해선 수수료 못지않은 혜택을 돌려주고 있다.그동안 품목농협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꾸준한 사업성장세를 유지해 왔다. 자생적 생산자 조직인 만큼 품목농협의 사업성장에는 조합원들의 관심과 참여가 가장 큰 자산이었다. 최근에는 농협중앙회의 무이자 자금 지원 등에 힘입어 환원사업을 늘리고 경영개선에서 성과를 거두었다.하지만 앞으로 품목농협의 사업환경과 관련 걱정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특히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등 농산물시장 개방에 따라 농가의 경영이 어려워짐으로써 직간접으로 타격을 받을 것이 확실하다.대형할인점이 소비지 유통을 주도하면서 품목농협들이 법인으로 참여하고 있는 도매시장의 농산물 취급 비중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공판장 운영 등 소비지 유통에 주력하고 있는 품목농협들은 새로운 활로 개척에 나서야 할것이다.산지 공판장 운영 등 산지유통에 관여하고 있는 품목농협들도 더욱 분발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과 중국 등에서 과일류 수입이 자유로워진다면 국내의 과수산업은 타격을 피할 수 없다. 가격이 떨어지면서 재배면적이 감소하고 따라서 유통량도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특히 농협은 생산자단체라는 이미지 때문에 외국산 농산물 취급이 곤란하다. 또 우리 농민들이 만든 조직이 외국산 농산물을 거래한다는 것은 명분상 맞지 않다.최근 농협중앙회는 도매사업 등 농산물 유통분야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제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중앙회와 회원조합간 경제사업의 연계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회원조합은 농산물 생산지도를 통해 고품질화에 힘쓰고 중앙회는 소비지 판매망 확대에 주력하는 등 계열화가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농협의 경제사업 강화 추세는 협동조합간의 협동과 중앙회와 회원조합간의 협동을 촉진하게 될 것이다.이같은 협동조합간의 협동이 제기능을 발휘하게 된다면 농산물시장 개방으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고 우리농업과 농촌을 보호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 참여 조합들의 사업량 확대로 경영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다.품목농협의 역사는 길다. 품목농협들은 지금보다 훨씬 좋지 않은 사업환경 속에서도 조합원들의 공동이익을 추구해 왔다.최근의 사업환경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개선됐다고 볼 수 있다. 지역농협과 차별받던 중앙회의 규제도 대부분 공평하게 풀려 있다.이제 농업은 전문화와 규모화가 절실한 때이다. 전문화와 규모화는 품목농협들이 설립된 이유와 합치한다. 따라서 품목농협 운동은 이제 시대의 요구에 맞춰 제몫을 할때가 아닌가 싶다.모두 어렵지만 조합원들의 참여 속에 희망을 버리지 않고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한 시기이다.■김의영<대전원예농협 조합장>누군가 우리 과수농민의 현 상태를 물어 본다면 난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십자가를 매고 가시밭길을 걷는 상태일 것이라고........매년 폭락하는 농산물 가격과 소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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