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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4년 발효된 한·칠레 FTA 시행 두 번째 해였던 작년까지 농산물 수입에 있어 큰 폭의 증가가 없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부터 키위의 점유율이 소폭 오르고 거봉포도가 본격 수입되는데다 오렌지마저 허용됨에 따라,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특히 포도의 경우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품종을 과일재배 환경조건이 좋은 칠레에서 생산하여 국내에 들여오는 것이어서 더욱 심각하다. 그러나 이러한 대상국 소비자 기호도에 맞춘 품종을 재배하여 수입해 들어오는 경우는 칠레 포도뿐만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1차 본협상을 진행한 한·미 FTA의 체결이 우리 원예산업에 위협적일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후지사과가 워싱턴등지에서 대량 재배중이고, 맛이나 향등 국내소비자의 기호에 가깝기 때문이다. 또 현재 국내에 가장 많이 수입되는 과일류인 오렌지의 70%가 미국에서 들어온다는 점도 감귤농가를 위기상황에 봉착하게 만들었다.그러나 FTA협상 발효후 농업 특히 원예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그동안의 농업외적 시각을 보면, 이러한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분명하다. 한·칠레의 경우도 3년차인 올해부터 수입급증이 나타나는 현 상황을 볼 때, 단기간의 피해만을 보고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는 농업이외분야에서의 대다수의 분석은 더욱 먼 얘기다. 진행중인 한·미 FTA협상이 체결될 경우 원예분야에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품목은 감귤이며, 사과수입에 대한 우려도 높다. 이에 이들 두 품목에 대한 농업내부에서 인식하는 예상피해와 현실성이 부족한 외부시각만 봐도 그 차이는 더욱 극명하다.▲오렌지= 오렌지 수입시의 양허관세는 50%이며, 오렌지쥬스는 54%이다. 신선오렌지의 경우 미국이 우리 시장의 95%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5%를 호주와 남아공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격경쟁력에 있어서는 남아공이 미국에 비해 다소 앞서 있으나, 미국은 품질과 브랜드에서 남아공에 비해 상당히 앞서있는 편이다. 체결이후에 대한 농업외적 시각은 대체적으로, FTA체결로 신선오렌지 관세 50%가 철폐될 경우, 신선오렌지 부분에서의 미국산 우위는 더욱 고착화됨은 물론, 오렌지쥬스도 미국산의 점유율이 대폭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리 감귤에 주는 영향면에서도 오렌지의 관세철폐가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 동안의 오렌지 수입과 국내 감귤 가격간의 관계를 고려할 때, 감귤 가격은 오렌지의 수입량 보다는 그 해의 작황과 품질, 유통물량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오렌지의 수입증가로 인한 감귤 가격하락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그러나 한·미 FTA 대응 감귤대책위원회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오렌지와 농축액 수입 관세가 10년에 걸쳐 완전 감축될 경우 10년간 순수 감귤 조수입 피해액은 1조1249억원이라는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이로 인해 제주도내 감귤 재배면적 감소는 2만2000ha에서 1만5000ha로 32%, 신선 오렌지와 농축액 수입 물량은 15만4000톤, 3만9000톤에서 38만톤, 7만톤으로 각 147%, 79% 폭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과= 농업외적 분석에 의하면, 사과의 양허관세는 45%이지만, 실제 사과수입 여부는 관세보다는 식물검역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식물검역에 따라 단계별 병해충 위험평가 절차를 거쳐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한·미 FTA를 체결한다고 해도 사과수입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농업 전문가들은 수입사과 문제는 이미 미국, 중국, 일본등이 수년전부터 신청을 해 검역이 진행중이며, 이 부분에 대해 향후 2~3년은 아니더라도, 언제까지는 안전하다는 식의 안심할 수 있는 기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외부분석에 따르면, 식물검역을 제외할 경우에도 미국산 사과의 수입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그 이유로 미국의 사과생산중 50%이상을 차지하는 델리셔스 계통이 국산사과에 피해 푸석푸석하고 수분이 적어 국내 소비자 기호에 맞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미국 현지 사과생산지역을 돌아본 농가들이나 기관등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 지역을 중심으로 국내에서도 가장 대중적으로 소비되는 사과품종인 후지의 재배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재배조건이 후지재배에 적합해 당도나 식미 면에서 국내시장에 들어올 경우 충분히 위협적인 정도라고 한다. 이러한 내용으로만 봐도, 오렌지와 감귤의 상관관계가 적다거나 미국 사과와 국산 사과는 품종과 맛, 품질에서 차이가 크다는 이유로 국내 과일시장에의 영향을 미미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협상진행 당시에 드러나는 품목이나 조건만으로 FTA협상 체결이후를 장담해서는 안될 것이다./김산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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