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 방송매체의 보도를 통해 식물의 기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실내 오염된 공기를 정화하고 향기와 음이온을 방출하는 천연공기청정기, 온습도를 조절하여 쾌적한 환경을 조성할 뿐만 아니라 식물은 실내공간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주는 살아있는 조각품과 같다. 이보다 더 가치가 있는 것은 실내에서 생활하고 있는 인간에게 심리적, 정서적인 안정과 편안함을 선물해 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분이 하루의 대부분을 생활하고 공간을 한번 둘러보자. 딱딱한 책상과 책장, 온통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파티션, 또 책상 위에는 컴퓨터와 모니터... 겨울철엔 특히나 난방으로 더욱 더 건조해진 사무실 환경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실내공간에서 대부분의 일과시간을 보내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실내 공간의 살아 있는 꽃과 식물은 고달픈 삶 속에서 생기를 발산하는 안식처와 정서를 순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막상 내가 생활하고 있는 실내 공간에 식물을 배치하려고 하면 어려운 점이 많다. 어떤 식물이 기능성 식물인지, 어떤 장소에 배치하는 것이 좋을지, 식물은 어디서 구입해야 하는지, 물은 언제, 얼마만큼 주어야 할지... 실제 몇 번 시도는 해보았지만, 매번 물주는 것을 깜박하고 말라 죽이거나 반대로 물을 많이 주어 뿌리의 과습으로 말라 죽이는 경우가 많이 있다.
실내 공간에 자연 환경을 조성하고 싶은 분들을 위하여 그린 코디네이터를 제안하고 싶다. 정수기 필터를 교체해주시는 분들처럼 식물에 대한 특성, 유지 관리에 대한 교육을 받은 분들의 정기적인 방문으로 그 공간의 그린 인테리어에 대한 관리와 컨설팅을 해 주는 사업이 활성화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식물은 살아 있는 꽃을 감상할 수 있는 절화여도 좋고, 뿌리가 있어 관상기간이 더 긴 분화여도 좋다. 만약 화려한 꽃을 볼 수 있는 절화를 가정하여, 직원이 100명 정도 되는 사무공간에 100송이의 절화를 매주 1회 정도 교체하여 주는 그린 코디네이터 업체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코디네이터 업체는 화훼유통시장의 현황을 고려해 배치하고자 하는 식물에 대한 직원들의 선호도 조사를 바탕으로 식물을 선정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은 매주 진짜 꽃이 있는 고급 레스토랑과 같은 공간으로 변신하게 되고 꽃은 사치품이 아닌 내가 생활하는 공간의 일부가 된다. 다음엔 어떤 꽃을 만날 수 있을까? 계절에 따라 바뀌어 가는 자연의 모습을 보면서 자그마한 공간에서 자그마한 꽃으로 얻을 수 있는 행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것은 경험한 사람만이 그 가치를 알 수 있다. 현재 이와 같은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운영 규모가 작다보니 운영에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여러분들의 조그마한 관심과 의지가 모여 내가 매일 생활하는 공간을 새롭게 생명의 공간으로 창조할 수 있다. 매일 마시는 커피 한잔 값으로 일 주일을, 아니 한 달이 즐거워질 수 있는 그린 코디네이터 제도를 건의해 보는 건 어떨까.
아름다운 환경은 아름다운 인간을 만든다. 인간과 녹색식물이 함께 공존하는 '그린 홈·그린 오피스'를 만들어 식물을 돌보는 즐거움을 한번 경험해 보라. 행복이 가까이에 있음을 몸소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연구팀 정순진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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