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삼생 창원원예농협 조합장
손삼생 창원원예농협 조합장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2.01.2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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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 공판장 자회사설립 재검토 필요

 
농협법의 개정으로 농협중앙회는 오는 3월 사업구조 개편관련 준비를 하느라 여념이 없는 것 같다. 이번 농협법 개정의 목적은 농민을 위한 판매, 유통 등 경제사업을 강화하자는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중앙회의 사업구조 개편이 회원농협인 품목농협과 경쟁을 하는 잘못된 구도로 가고 있어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중앙회는 중앙회 소속 공판장 12개를 자회사로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는 서울(가락, 강서, 구리), 부산(부산, 반야, 부산화훼), 대전, 광주, 대구(대구, 북대구), 창원, 안산공판장 등이 포함돼 있다.
농협법에 근거해 농협중앙회의 판매, 유통 관련 경제사업은 2015년 3월 2일까지 NH경제지주로 사업이관을 해야 한다. 이에 대비해 중앙회는 중앙회 소속 공판장 12개를 묶은 자회사를 2013년 말 또는 2014년 초까지 설립할 계획이다.
중앙회는 사업구조 개편 관련 정부에서 5조원의 자금지원을 받는 등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자금투입을 할 예정이다. 중앙회 소속 공판장 자회사 설립에도 현재보다 경쟁력 향상을 위해 중앙회 및 정부 자금이 투입될 것이 뻔하다. 그러면 중앙회 소속 공판장의 역량은 현재보다 훨씬 강화될 것이다.
물론, 중앙회는 도매시장 내 일반법인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중앙회 소속 공판장 12개를 자회사로 설립한다고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특히 같은 시나 동일한 도매시장 내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 품목농협 공판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같은 시나 도매시장에서 중앙회가 회원농협과 경쟁을 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중앙회의 목적은 조합원이 가입된 회원농협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하물며 중앙회 공판장의 역량이 강화되면서 회원농협 공판장이 무력해지는 것은 중앙회 존재 목적과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업구조 개편을 하는 차제에 농협의 진실한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같은 시나 같은 도매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중앙회 공판장은 경제사업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품목농협으로 이관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
품목농협은 수익이 발생하면 조합원에게 이익배당 및 환원사업을 통해 조합원의 권익추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농협의 경제사업을 활성화한다면서 농협중앙회가 회원농협과 경쟁하는 일은 앞으로 발생하지 않길 바라며 대승적 차원에서 같은 시나 같은 도매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앙회 소속 공판장은 품목농협으로 일원화해 나가야 한다.
창원 같은 경우에도 창원, 마산, 진해시가 통합되면서 창원시내에는 팔영동의 농협중앙회 공판장과 내서의 창원원예농협 공판장이 공존하고 있다. 시가 통합함으로써 앞으로 도매시장도 단일화할 수도 있다.
자회사를 설립하게 되면 품목농협은 더 어렵게 될 수도 있으므로 중앙회는 이번 기회에 조합원의 판매, 유통 등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과감한 결단을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중앙회는 지방 농협공판장 중도매인을 활성화는 지원 및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중도매인의 노령화 추세로 공판장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고 이는 농민 조합원의 수취가격 저하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중도매인의 작업환경이 열악해 젊은이들이 지원을 꺼리고 있다. 젊고 유능한 중도매인들을 많이 유치하는 것이 농민 조합원의 소득을 증대할 수 있다는 것을 중앙회는 명심하고 인센티브 제도를 실시하는 등 지원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중도매인이 상인이라 하면서 지원을 소홀히 측면도 있으나 이는 농민 조합원의 이익 증대를 외면하는 처사다. 중앙회는 다른 일반법인과 달리 선도적으로 농민을 위해서 중도매인 활성화를 위한 양성교육기관을 마련하는 등 지원책을 수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