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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의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부를 비롯, 전자와 자동차 업계 등 대기업 관계자들은 “한국이 살길은 FTA 뿐”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FTA는 세계적 추세이기 때문에 이 대열에서 빠진다면 미래는 없다는 식이다. 이들은 특히 미국과의 FTA는 우리산업 전반에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가 크다.이같은 시각대로라면 FTA는 세계화의 외길이며 미국과의 협정추진은 ‘한국의 숙명’이다. 물론 맞는 주장일 가능성도 충분하다. 시장개방은 국제적 흐름이고 FTA는 이를 수용하는 대표적 방식이다.하지만 누구를 위한 세계화인가? 세계화의 목표는 국익이다. 따라서 다른나라와의 FTA협정에서 얻어지는 국부는 모든 국민에게 공평하게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 농업계가 미국과의 FTA에 반대하는 이유는 ‘공평한 혜택’에서 소외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또 한가지 세계화의 길에 쌀과 과일, 채소, 화훼산업을 버리고 갈 수는 없다. 식량안보의 약화는 미래 국가 경쟁력에도 치명적인 약점이 될 것이 자명하다.따라서 농업계는 ‘선대책’을 끊임없이 주장해 왔다. 물론 칠레와의 FTA에 맞춰 기금이 설치되는 등 처방이 내려졌다. 하지만 기금 지출 세목을 놓고 비농업부처의 벽에 부딪혀 주무부처인 농림부의 뜻이 굴절되는 등 농업경쟁력 강화를 준비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다.우리농업은 매우 허약하다. 농가당 경영규모가 작고 산지의 출하체계도 재래식이다. 품목별로 일부 선도농가들이 고소득을 올리고 있지만 다국적기업에 맞설만큼 조직화되지 못했다. 농산물 브랜드는 수천가지이지만 생산자만 알뿐 대표브랜드는 없다.우리농업의 위기는 미국과의 FTA에서 그치지 않는다. 멀지않은 장래에 중국쇼크도 예고돼 있다. 중국산 농산물은 낮은 생산비를 무기로 ‘검역빗장’을 두드리고 있다.일반인들은 농업을 ‘사양산업’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농업계는 이에 동의할 수 없다. 농업은 미래산업이며 국가의 안위를 좌우할 수 있는 전략산업이다.다행히 농업계는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경제사업 강화를 목표로 농협개혁이 추진되고 있고 농촌지도기관들은 로열티시비에 대비, 원예작물을 중심으로 신품종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경북 상주에는 중앙묘목관리센터가 건립되고 있어 과수산업의 기초를 다시 세우고 있다. 특히 중앙묘목관리센터는 과수전문농협들의 자구조직인 한국과수농협연합회가 정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직접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원예산업신문은 창간이후 지난 11년간 업계의 부침을 지켜봐 왔다. 원예산업은 그동안 양적팽창과 더불어 재배기술면에도 발전을 거듭했다. 하지만 11년전이나 지금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씻지 못하고 있다.원예산업의 사정이 힘든만큼 업계 전문지를 자처해 온 원예산업신문의 11년 발자취도 고되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원예산업신문은 품목(원예)농협과 관련 학계 및 연구계, 업계의 지지에 힘입어 전문언론의 자부심을 지켜올 수 있었다.원예산업신문은 창간 11주년을 맞아 FTA에 우리농업이 대처할 길을 찾아봤다. 또 좌담회를 마련하여 경제사업의 선도주체인 품목농협의 미래와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도 들었다. 원예산업신문은 편집위원회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성숙된 전문언론으로 거듭나기 위한 지면쇄신 노력중 하나이다. 원예산업신문은 편집자문위원회 뿐만 아니라, 산지의 독자 한분한분의 조언에도 귀를 기울일 것이다.전문 기술지로서 원예산업발전의 기초를 쌓아가는데 원예산업신문은 주어진 책무를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