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침체로 과일선물세트 소비가 줄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한우고기 선물세트 소비촉진에만 집중하면서 과일선물을 자제하라는 언론보도에 과수농가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육우 암소 산지가격이 폭락하자 농림수산식품부는 설 물가 안정대책의 일환으로 농협에서 한우고기 세트 8종을 제작해 할인가격에 판매하도록 하고 특히, 공공기관ㆍ100대 주요 기업에 명절 선물로 구매토록 협조요청을 한 바 있다. 또한 TV 광고ㆍ방송제작지원 등을 통한 선물세트 홍보에 앞장서고 있어 상대적으로 과일선물세트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올해 설 선물로 과일선물세트가 아닌 한우선물세트를 한다고 홍보를 하고 있다.
지난해 생산량이 사과는 17.4%, 배는 5.5% 감소해 가격이 지난해보다 올랐고, 지난해 갈반병과 흑성병 등으로 대과가 부족해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기에 물가를 잡기 위해 한우를 선물하자는 것이 정부의 논리다.
그러나 사과와 배는 제사상에 올리는 대표적인 한국 과일로 3~5만원대의 가격과 건강을 챙긴다는 의미가 있어 선물용으로 인기가 좋다. 전체 생산량의 6~70%가 추석과 설에 소비가 되기 때문에 과수농가들은 출하에 정신없이 바쁘다. 가장 소비가 많이 되는 추석과 설 명절에 사과와 배 물량이 소진되지 않으면 3~4월 저장물량이 늘어 올해 사과, 배 가격은 당연히 하락하게 된다.
정부의 이런 방침에 농협 관계자는 “과일은 추석과 설명절에 대다수 물량이 판매되는데 정부가 한우 판매에만 치중하는 것은 형평성이 맞지 않다”고 말했다.
한 사과농가는 “한우 가격 하락을 잡으려다가 오히려 과일가격 마저도 폭락시킬 위험이 높이게 되는 우를 범할 수 있다”며 불만을 표했다.
최대 명절인 설을 맞아 한우농가들의 시름을 외면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시장개입으로 사과와 배마저도 가격하락을 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 농가들의 주장이다.
/연승우 기자
정부, 과일대신 한우선물세트 홍보에만 열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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