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과수를 비롯한 시설원예 생산농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온 및 병충해와 잦은 강수량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비 상품과가 다량 발생 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기후변화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 시나리오별 단·장기적 정책을 마련해 추진하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다.
단기적으로는 기상이변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농업기상정보 시스템 구축과 안정적 영농활동을 위한 재해보험 제도의 확대, 기상재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일조부족 대응을 위한 시설 내 자동조명 설치 및 저에너지 온실 환경조절 자동화 시설설치 지원방안 등을 적극 고려해나가야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온난화 및 기상이변에 대응한 농업생산 인프라 확대에 대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 이에 2013년 이후 5년간 1조원을 투입하는 농식품부의 농업생산구조 혁신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농업관련 기관 간의 협조체계를 강화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
또한 향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농업과 IT, BT, NT 기술을 융합한 미래 농업생산 시스템 개발로 안정적인 농산물 공급기반 구축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만큼 기술개발 및 연구시스템의 선진화를 위한 R&D 예산 및 전문 연구 인력을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국민의 안전적 식품공급을 위한 기후변화 대응 기초 및 응용기술 개발을 위한 R&D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2010년 우리나라 녹색투자 규모는 3억5600만 달러로 OECD 국가 중 17위 수준이며, 2011년 농촌진흥청 농업기상연구 전문 인력은 1.5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일분야
올해 과일은 전반적으로 생산량이 평년보다는 적으나 품질은 좋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사과 배, 감귤(하우스 온주) 생산량은 평년보다 각각 5%, 18%, 30% 감소한 반면 당도와 색택 등 품질은 지난해보다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7월 햇사과 쓰가루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3%, 8월은 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출하시기가 늦고 추석이 지난해보다 10일 정도 빨라 쓰가루 출하시기를 추석 성수기에 맞추는 과원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반면 쓰가루 품질은 크기, 색택, 당도 등 모두 지난해보다 좋고, 평년과는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쓰가루 도매가격은 저장 사과의 가격 약세로 인해 지난해 가격인 15kg 상품 기준 4만3000원보다 낮게 형성됐으며, 홍로는 추석 출하를 위해 시료시비를 줄이고 잎 따기, 반사필름 피복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한 결과 추석 성수기 출하량이 80~90%를 차지했다.
배 역시 생육상황은 지난해보다 좋고 평년과는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흑성병 발생지역은 지난해보다 적지만 경기 안성은 지난해보다 피해 과원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수분기간 지연과 착과량을 늘리기 위해 농가에서 적기에 방제를 하지 못한 이유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울산광역시와 전남 나주 등 배 주산지에서 적과량 조절, 추석용 봉지 씌우기 등 이른 추석을 겨냥해 신고 배출하시기를 맞춘 것으로 조사됐다.
▲채소분야

계약재배 농가들을 대상으로 산지폐기를 하기도 했다.
올 상반기 배추, 무, 양념류 등이 기상이변에 따른 최악의 작황을 보이면서 수급난이 발생했지만 김장철을 앞두고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산지 생산자 및 도매시장 유통인들에 따르면 올해 배추와 무의 작황이 호조세를 뛰고 있어 상반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 김장철 배추면적이 늘어 생산량이 전년도보다 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배추와 무 가격은 약세가 전망되고 양념류는 국내생산이 줄자 농식품부는 김장채소 수급안정 대책을 내놓았다.
우선 배추와 무 계약재배 물량을 지난해 7만8000톤에서 올해 16만6000톤으로 대폭 확대했으며, 가을배추 중 포장에서 1월까지 생육이 가능한 품종은 출하를 늦추도록 유도했다.
특히 배추가격이 최저보장 가격 이하로 하락할 경우 계약재배 물량에서 산지폐기를 통해 가격폭락을 예방하는 한편 신선배추 수출을 적극 추진했다.
한편 12월 엽근, 양념채소 관측정보에 따르면 건고추의 지난달 말 재고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15% 적은 1만2400톤으로 추정했다. 이로 인해 건 고추(화건)의 12월 상품 600g당 5대 도매시장 평균 도매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마늘 역시 올 재고량은 지난해 보다 7%적은 3만5500톤으로 이로 인해 5대 도매시장 평균 도매가격은 보합세가 지속됐다.
풋고추 출하량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1월 배추와 무, 당근 출하량의 경우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45%, 43%, 17%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겨울철 기온의 변동 폭이 크고 올해와 같은 한파 피해가 있을 경우 이들 엽근 채소류의 가격은 상승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내년 봄배추를 비롯한 무, 양배추의 재배의향면적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올 겨울 건 고추와 마늘등의 재고 물량으로 높게 상승한 시장 가격이 내년 봄 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봄배추의 재배의향 면적은 시설이 올해에 비해 31%, 노지는 15%내외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봄무 역시 시설은 올해보다 11%, 노지는 8% 감소 전망 및 봄 양배추도 올해보다 8% 감소했다.
▲화훼분야
화훼농가들이 위기를 겪고 있다. 들락날락하는 꽃값, 내려올 줄 모르는 유가, 일본지진에 따른 수출부진 등 악재가 폭풍처럼 몰아닥치면서 화훼농가들이 휘청거리고 있다. 더군다나 설상가상으로 연초 국민권익위원회의 말 한마디에 애꿎은 농가들이 후 폭풍을 맞으면서 화훼시장이 장기간의 침체기를 겪는 등 화훼농가들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한해를 보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추워진 날씨 탓으로 화훼농가들의 난방비 부담이 커지면서 출하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을철 약세를 보이던 장미, 백합, 국화 등의 화훼 가격이 반등세를 뛰고 있다.
aT화훼공판장 관계자는 지난 16일 절화류 출하량은 지난주 보다 10% 가량 줄어들었고 12월 초부터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난방비 부담이 커지자 최소한의 가동으로 유지하다보니 화훼류의 더딘 성장으로 생산량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경유 면세유 가격이 ℓ당 1116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877원보다 21%가량 상승해 일부 농가는 고유가로 인해 재배면적을 줄이는 등 전반적으로 출하량이 감소했다.
특히 올 가을에는 전국적으로 비 소식이 크게 없어 일조량이 충분하다보니 화훼업계는 지난해보다 20%나 생산량이 늘어나는 풍년을 맞았다. 이 때문에 가을 화훼시장의 주종인 국화, 안개, 금호초 등은 지난해보다 절반수준의 시세를 형성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다행히 12월 들어 급격하게 추워진 날씨로 생산량이 주춤한 가운데 출하량이 감소하며 화훼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