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나무 꽃눈고사의 원인과 대책농작물에 생기는 문제들은 둘러싸고 있는 제반 요인의 조화가 깨어지면서 상승작용으로 일어나므로 원인 규명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치료를 위한 처방 역시 근원적인 것의 해결로부터 출발된다. 전북 ○○군 지역의 배를 재배하는 과수원에서 매년 결과모지의 꽃눈이 죽어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나, ○○농업기술센터 자체적으로는 원인을 규명할 수 없으므로 원인 규명과 함께 적절한 대책 마련을 요청하였다.문제가 발생한 5,000평 과수원에는 11년생의 ‘신고’가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꽃눈의 고사는 전체 포장에서 발생하였으나 동북향으로 향한 구역에서 피해가 다소 심하였다. 한 가지에서도 고사한 꽃눈과 전체 꽃눈의 비율이 심한 곳은 54% 수준, 약한 곳은 20% 수준이었다. 조피증이 심하게 발생한 주지와 부주지에서 나온 결과모지의 꽃눈이 정상지의 꽃눈보다 많이 고사하였고, 연약한 결과지에 비해 도장지는 생육이 왕성하였다. 배 재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환경조건을 점검한 결과, 과수원은 구릉지로서 능선이 중간 중간에 위치하고 있고 북향, 동북향으로 되어 있었으나 햇빛의 방향이 배의 자람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러나 서남향쪽의 1.5m 높이 언덕은 공기의 흐름에 영향을 주어 겨울철에 찬 공기의 정체현상 유발이 예상되었고, 동북향이 북향보다 통풍이 불량하여 습기가 많은 상태가 오래 유지될 수 있는 조건이었다.표본으로 채집한 결과지와 토양을 분석한 결과, 초생재배를 위하여 호밀을 파종할 때 마다 4-6-7 복비 20포와 계분 600포를 기비로 시용하였으며, 추비로 요소 8포를 시용하였므로 N-P-K 비료의 성분량이 10a에 22.6-16.5-20.3kg 정도가 되어 배 재배에서 표준시비량인 10-5-8kg 보다 2배 이상 많은 양을 준 것으로 나타나 비료 시용에 문제가 있었다.그리고 황토가 많은 점질토양으로 토심은 깊으나 토양수분이 많은 상황에서 칼리, 칼슘, 마그네슘 등이 많이 집적되어 pH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병리적 분석 결과는 조피증상이 심했으나 연간 12회 정도 농약을 뿌려 병충해를 방제한 관계로 특이할만한 병원균은 발견되지 않았다. 기상조건에서는, 지난해 12월의 극최저온도가 -15.4℃였고 12월 중하순경에 -8~-9℃의 저온이 장기간 지속된 관계로 지나친 시비로 인하여 연약하게 자란 가지에 있는 꽃눈이 동해를 받았을 가능성도 있었다.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꽃눈의 고사는 배나무와 과수원 토양의 질소성분이 지나치게 많은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아울러 토양관리 부실로 수분이 많아 뿌리의 활력이 떨어진데다 강전정으로 동화산물의 이동 저하 등이 겹쳐 꽃눈이 충실히 자라지 못한 상태에서 겨울의 냉기가 정체되는 등 저온으로 인한 환경적 영향으로 꽃눈이 고사한 것으로 판단되어졌다. 따라서 토양분석에 따른 비료주기를 우선으로 주문하였다. 특히, 도장지가 많거나 엽색이 짙을 때는 추비 지양 등 질소비료 시용에 주의하고, pH가 6.5 부근으로 낮아질 때까지 석회물질을 시용하지 않도록 조치하였다. 아울러 약전정을 하고 초기결실을 많게 하되 적과 등으로 수세를 조절하고 수피의 괴저나 조피증상이 나타나면 살균제를 뿌려서 방지하며, 기본적으로 새 뿌리가 잘 발육하도록 토양의 물리성을 개량하고 배수와 관수가 쉽도록 과수원의 환경이나 설비를 개선하도록 처방하였다.<농진청 종합기술상담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