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종환의 농사직설
성종환의 농사직설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06.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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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딸기의 부적합한 농약 피해며칠전 어느 일간지에서 읽은 기사가 생각난다. 영조대왕도 해결하지 못했던 두 가문 사이의 묘지 분쟁을 400여년이 지나서 후손들이 서로 합의하여 원만히 풀었다는 내용이다. 매우 지혜로운 처리라고 여긴다. 그래서인지 요즈음은 법률적 문제에서도 ‘합의’, 조정’이란 말을 많이 쓰는 추세이다. “원인이 이것이다”라고 분명하게 결론지을 수 없는 변인이 많은 영농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형태의 분쟁도 마찬가지이다. 충남 ○○군에서 2,0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에 ‘육보’ 딸기를 반촉성으로 재배하면서 이상증상이 나타났다. 농가에서는 농약상이 추천한 약제와 영양제를 뿌린 결과 딸기가 피해를 받았으므로 농약상에게 보상을 요구하였다. 농약상에서는 원인을 확실히 알 수 없으므로 객관적인 전문가의 판단이 필요하다면서 분쟁이 되었다. 결국 ○○군농업기술센터를 통하여 농촌진흥청 종합기술상담센터로 원인 규명을 요청하였다. 이상증상을 나타내고 있는 딸기는 줄기, 뿌리, 잎 등 식물체 전체가 위축현상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미 핀 꽃들도 비정상인 화방을 형성하는 등 한 눈에 딸기가 내외부적인 요인에 의한 생리장해로 판단되었다. 원인 규명을 위해 그 동안의 경과를 청취하였다. 그 결과, 지난 해 12월말경에 농약상의 추천으로 ‘포미나’를 구입하여 뿌렸으며, 1주일 정도 지나서 해충 방제 농약 2종과 ‘나르겐’, ‘식용소다’를 섞어서 뿌렸다. 그리고 1주일 쯤 지나서 딸기에 이상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포미나’를 추천한 농약사와 상의하여 생장촉진을 위한 영양제 2종을 뿌렸다. 이어서 뿌리 발육을 촉진시키도록 다른 영양제 2종을 2,000평에 10kg을 관주하였다. 그러나 위축현상은 그대로 진행되었다. 결국, 비닐하우스 9개동에서 7개동이 도저히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피해를 입었으며, 어쩔 수없이 딸기를 뽑아내고 대체작물로 토마토를 심었다. 토마토는 생육에 이상이 없이 정상적으로 자라고 있었다.피해 원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지베레린 성분이 들어있는 생장조절제인 ‘포미나’를 뿌린 것 말고는 특별히 잘못된 요인을 찾아낼 수 없었다. 즉 사과의 비대촉진을 위해서만 사용하도록 등록된 ‘포미나’의 부적절한 사용으로 딸기가 위축되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판단되어졌다. 이를 입증하는 것이 농약과 영양제가 뿌려진 9개동의 비닐하우스 가운데서 2개동에서는 이상증상이 경미하였다는 사실이다. 즉 뿌리는 과정에 ‘포미나’ 조제액이 부족하여 물을 추가하므로 희석액의 농도가 약 1/2 정도 약한 조제액을 뿌린 결과가 되어 피해가 적어졌기 때문이었다.상표명 ‘포미나’는 사과의 비대촉진을 위해 등록된 생장조절제이다. 그래서 사과의 품종별 사용시기가 다를 정도로 까다롭다. 특히 살균제, 살충제, 영양제 등은 절대 혼용하지 말도록 주의를 요구하고 있다. 하물며, 추천되지 않은 딸기에서 임의로 사용할 경우 피해는 분명하다. 분석 결과가 나오자, 농약상에서는 ‘포미나’의 추천은 인정하지만 딸기에 나타난 피해와 상관성 정도는 재현시험을 한 후 결과에 따라 대처하겠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정황적으로 피할 수 없는 사실이므로 농가와 대화를 통하여 적절한 피해보상을 합의하도록 적극 권유하였다. 그 결과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여 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수 있었다.<농진청 종합기술상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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