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비 차품종 육성 … 고품질 생산기술 개발 등

우리는 차담회에 익숙하다. 차담회는 말 그대로 차(茶)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상호 존중하면서 소통하는 시간이다. 때로는 다과(茶菓)를 곁들이기도 하는데, 이는 오랜 전통으로 손님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예의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차를 마시며 서로 소통하고 협력과 협업하고자 하는 의지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차를 본격적으로 마시기 시작한 시기는 가야(서기 48년) 김수로왕의 허황옥 황후가 인도에서 차 씨앗을 도입한 이후로 전해진다. 다만, 정확한 시기는 명확하지 않으며, 신라 흥덕왕 시기(828년)에 대렴이 중국에서 차 씨앗을 가져와 지리산에 심은 기록도 존재한다. 이처럼 차를 마시는 관습은 오랜 역사와 함께 이어져 왔다. 차를 마시는 것은 개인의 성찰과 정신을 맑게 하는 노력의 일환이며, 이러한 차 문화 정신을 계승한 선비들이 차 도구, 차 문화의 발전에 기여해 왔다. 수천 년 동안 이어온 선조들의 차 문화는 다도와 다례 등의 전통문화로 연결됐으며, 이는 한국차의 깊은 역사와 전통을 반영한다.
한국차의 문화는 단순한 음료를 넘어 소통과 협력, 협업을 추구하는 정신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문화 덕분에 하동 전통차농업시스템, 보성 계단식 전통차 농업시스템, 장흥 발효차 청태전 농업시스템, 그리고 제다가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차는 생산 농업인뿐 아니라, 제다와 가공기술자, 차 관련 공예품을 창작하는 예술가, 유통과 판매업, 서비스업, 취미와 여가산업, 경관과 치유로 연계된 융·복합 산업 등 다양한 분야와 연결된 중요한 자원이다. 특히, 우리 차는 지역특산물, 지역문화와 관광, 국민의 건강, 치유와도 깊이 연관돼 있어 그 가치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차는 차나무 잎으로 만들어진다. 차나무는 동백나무목 동백나무과 동백나무속 차절식물로 분류한다. 차절식물은 대리차, 후축차, 대창차, 독방차, 차나무로 나눈다. 차나무에는 세 개의 변종이 있다. 잎이 작은 소엽종, 중간 크기인 중엽종, 잎이 큰 대엽종이다. 우리나라에서 재배하는 대부분은 내한성이 강한 소엽종에 속한다. 찻잎은 흰색, 노란색, 녹색, 자색 등 색깔도 다양하다. 차나무는 품종에 따라 녹차(가루녹차) 및 발효차 용도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찻잎의 아미노산 함량이 높으면 녹차용, 카테킨 함량이 높으면 발효차 용도로 이용하는데, 용도에 따라 제다 방법도 차이가 크다.
찻잎에는 다른 작물에 거의 없는 테아닌과 카테킨 성분이 많다. 아미노산의 하나인 테아닌은 알파파의 발생을 증가시켜 집중력을 강화하고 긴장을 완화하고 혈압을 낮춰주는 성분으로 정신건강에 도움을 준다. 카테킨은 떫은맛을 내는 성분으로 콜레스테롤 상승 억제, 동맥경화 방지, 항산화, 항균, 항궤양 및 항염 작용 등의 효능이 있다고 알려졌다. 해서, 차는 건강식품이다.
최근, 국내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차 시장 규모는 매년 증가해 2023년 기준 1조 4175억원으로 추정한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할 차나무 품종을 육성하고, 고품질 생산기술과 생산비 절감을 위한 재배기술의 고도화와 가공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한국차(茶)는 우리나라에서 등록된 차나무를 활용해 지역 환경 특성에 맞게 재배 관리하고, 독특한 가공법과 제다법을 통해 만들어진 국가적 제품이자 서비스로 정의할 수 있다. 차를 매개로 국내·외 차문화, 기술과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과 소통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문두경<농진청 원예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