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로 생산 차질 … 조생종 감소·중만생종 증가
수입 양파 급증, 국내 시장 충격과 가격 불안

2024년 양파 산업은 이상기후와 기후재난, 그리고 수급 불안정과 수입 의존도 증가라는 특징이 있는 한 해였다. 폭염·가을장마·냉해·습해 등 기상 악화가 이어지면서 농가가 생산 과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고, 국내 시장에 유입된 수입 양파 물량이 늘어나 가격 형성과 재고 관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이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양파 가격이 변동했고, 판매량과 재고량도 달라졌다.
2024년 양파 생산량은 1,252천 톤으로 전년 대비 3% 증가했으나 평년 대비 5% 감소했다. 조생종은 전년 대비 6.8% 감소한 반면, 중만생종은 5.1% 증가하여 품종별 불균형이 나타났다. 전체 생산단수는 6,651kg/10a로 전년 대비 1.6% 감소했다.
2024년 재고량은 339천 톤으로 전년 대비 3% 늘었지만, 평년 대비 4% 줄었다. 입고량은 655천 톤, 출고량은 262천 톤으로 집계되며, 출고는 증가했으나 부패율과 상품성 하락이 심해 재고 부담이 커졌다. 양파 품질이 전반적으로 낮아지면서 저장·유통 과정에서 손실이 확대된 상황이다.
2024년 신선양파 수입은 전반적으로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 4월(11,430톤), 5월(6,957톤), 6월(3,020톤) 등 조생종 출하시기(4~5월)에 수입량이 집중되면서,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줬다.
2024년 들어 TRQ가 감소했음에도 민간수입이 급증하며 전체 수입량이 증가한 점이 특징이다. 조생종 출하시기에 들어온 물량이 많았고, 이로 인해 국산 양파와의 가격 격차가 커지면서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수입산 선호가 더욱 두드러졌다. 다만, 4~5월을 제외한 시기에는 전년 대비 다소 감소하는 흐름도 관찰됐지만, 평년 수준과 견주면 여전히 많은 물량이 들어온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 내 소비는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양상을 보였다. 대형유통업체 기준 1~10월 소매평균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 하락한 2,190원, 판매량은 9% 감소한 35,973톤으로 조사됐다. 반면 11월 가락시장 도매가격은 kg당 1,210원으로 전년 대비 6% 상승해, 도매·소매 간 온도차가 여전함을 보여줬다. 이러한 수급 변동은 기후재난으로 인한 생산 불안정, 수입 물량 확대, 전반적인 소비 심리 둔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2024년 양파 산업의 또 다른 주요 이슈는 이상기후 영향에 대응하기 위한 재해보험 가입 확대다. 피해 농가가 늘면서 양파 재해보험 가입률은 2023년 39%에서 2024년에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2년간 정부 TRQ수입이 시장에 미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생산자들은 수매가 결정 시 수입 가이드라인을 더욱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사)한국양파연합회는 2024년에 양파 가격 집담회를 열어 농협과 생산자가 수매가 결정과 생산비 문제를 집중 논의하도록 했고, 농업재해보험 연구용역을 진행해 기후재난 시대에 맞는 재해보험 체계를 검토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국회·지자체 토론회에서도 활용됐다. 또한 2024년 의무자조금 사업비를 늘려 농가 순보험료 지원률을 2.5%로 상향하면서 양파재해보험 농가 지원 사업을 적극 추진했고, 그 결과 재해보험 가입 농가가 크게 증가했다.
2025년의 양파 재배는 가을 장마와 폭염, 인력난 등으로 육묘·정식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논양파 지역에서 벼 수확이 지연되면 양파 정식도 덩달아 미뤄져 재배면적과 생산량 예측이 더욱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이에 대비해 기후재난 대응 기술·정책을 강화하고, 주산지 실측조사와 수급 모니터링을 더 철저히 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진다.
결국 2024년 양파 산업은 이상기후로 인한 생산 타격, 수입 의존도 증가, 재고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한 해다. 향후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효율적인 재배·유통 관리, 재해보험 확대, 그리고 품종 기술 개발이 안정적인 수급과 가격 형성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2년간(2022~2023) 늘었던 정부 TRQ수입 이후, 2024년에는 민간수입이 급증하며 시장 패턴이 달라졌으므로, 생산자·유통업계·정부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국내 양파 수급체계를 안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