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재배중 킬레이트제 처리 방법도 좋아

시설채소는 온도 등 환경 제어와 주기적 양분 공급, 재배기간 연장 등으로 노지보다 생산성이 높다. 하지만 장기 재배로 토양에 염류가 쌓이면 생육이 나빠지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토양 염류 피해는 병해충 피해와는 다르게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눈으로 피해를 확인했을 때는 이미 상당히 피해가 진전돼 시설 내 작물 전체에 증상이 나타난 뒤일 가능성이 높다.
채소 작물은 작물과 품종에 따라 염류에 견디는 성질에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딸기는 전기전도도(EC, ds/m) 기준으로 1.3 이상, 토마토는 2.5~4에서 생육 저하가 시작된다고 보고돼 있다.
다행히 시설채소 재배지에서는 토양 염류 피해를 경감하는 다양한 방법이 연구돼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염류토양에 유기물을 공급하는 것이다. 가축분 퇴비 대신 볏짚 등의 저염성 유기물을 뿌리거나, 담수(물)를 처리하는 방법, 관수제염 통한 제염 등이 그것이다. 참고로 관수제염은 일반적인 물대기와 달리 두둑을 형성하고 점적호스까지 설치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작물 재배 중 킬레이트제를 처리하고 비료투입량을 줄이는 방법도 좋다.
아울러, 유기 자재를 토양에 공급하여 토양의 염류 완충 능력을 증대시키는 것도 피해 경감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유기 자재는 종류에 따라 특성이 다르므로 토양에 혼합처리 할 때에는 유기 자재의 종류와 투입량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볏짚이나 팽윤왕겨 등의 저염 유기물은 염류를 흡착하기 때문에 효과적이다. 염이 많은 토양에서 가축분퇴비는 토양 중 염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토양혼합을 권장하지 않는다. 토양 개량의 목적으로 바이오차를 활용할 수 있는데 입자가 작은 경우 지나치게 많은 양의 바이오차를 토양에 처리하면 토양의 전기전도도(EC)와 수소이온농도(pH)를 급격하게 높아지므로 염이 높거나 수소이온농도(pH)가 높은 토양에서는 신중히 사용해야 한다.
작물 아주심기 전 관수제염은 점적관을 설치하고 25mm씩 2∼3회 처리하면 상당량의 염류를 표토층에서 하층부로 이동시킬 수 있어 아주심기 시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이때 토양 EC센서를 활용하면 토양 중 염류의 이동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되도록이면 센서를 활용하여 토양수분도 같이 확인해야 한다. 토양 중 수분이 적은 경우에는 토양의 염이 높아도 수치적으로 낮게 나타날 수 있기에 토양 중 수분이 20% 이상에서 일정한 값을 정해 염류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또한, 볏짚 등 유기자재를 토양에 혼합 처리한 후 관수제염을 하면 염류 제거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물 빠짐이 낮은 토양에서는 관수제염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이때는 유기 자재를 혼합해 토양의 물리성도 개선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작물 재배 중에는 토양 중 양분 상태를 주기적으로 진단하고 킬레이트제(DTPA 등)를 처리하면서 양분투입량을 관리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시설 토양의 염류집적을 막고 점진적으로 염류를 감소시킬 수 있다. 현재 현장에서는 염류 진단에 활용 가능한 분석키트 등이 판매되고 있다. 현장 진단 방법은 농사로 영농정보를 참고한다.
토양의 염류를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은 마치 우리가 건강을 위해 당을 너무 높지 않게 적절한 수준으로 관리를 하는 것과 같다. 그만큼 시설채소 작물의 생육과 생산량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채소 작물의 안정생산을 위해서는 토양 염류와 양분상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과 확인이 필요하다.
■이평호<농진청 원예원 원예특작환경과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