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품종 내수·수출 활성화 … 농업인 소득 효과 역할
달콤하고 풍부한 과즙을 자랑하는 딸기는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지닌 ‘안토시아닌’과 ‘비타민 C’가 풍부하고, 항암 효과를 지니는 ‘피세틴(fisetin)’, 항염증 효과의 ‘엘라그산(ellagic acid)’ 등 기능성 물질 또한 풍부해 맛과 건강을 동시에 잡는 과실로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 혈당 관리 다이어트가 주목받으면서 혈당지수가 낮은 딸기에 다시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혈당지수란 단순 포도당 100g을 먹었을 때 나타나는 혈당 상승 속도를 100으로 정하고, 같은 양의 당질이 포함된 식품의 혈당 상승 속도를 이와 비교해 나타낸 수치이다. 딸기는 혈당지수가 41로 낮은, 이른바 ‘저당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딸기는 세계 방방곡곡에서 너무나 다양한 품종들이 생산, 쏟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딸기’는 높은 당도와 뛰어난 품질을 바탕으로 국제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국내에서 생산되는 딸기 대부분은 일본 품종이었다. 하지만 1970년대 원예시험장(현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품종의 육성과 보급을 시작한 이래로 지자체 농업기술원 중심의 지역권별 품종 육성 노력이 더해져 우리나라는 딸기 육종 역사 50여 년 만에 품종 국산화를 이루어냈다. 현재 2023년 기준 국산 품종의 보급률은 98%에 달한다. 국산 품종의 재배면적, 생산량을 중심으로 주요 품종을 나열하자면 ‘설향’, ‘금실’, ‘죽향’, ‘매향’, ‘아리향’ 등이 있다. 이외에도 최근 시장 거래량을 보면 ‘킹스베리’, ‘메리퀸’ 등 다양한 품종의 출하도 꾸준히 확인된다.
우리나라 딸기 품종 육종 역사에서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는 ‘설향’은 과즙이 풍부하고 과육이 치밀하여 씹는 촉감이 좋은 것이 특징이다. 재배적으로 병에 잘 견디고, 기형과가 적어 균일한 과실을 생산할 수 있다. 또한, 수량성이 높아 가장 널리 재배되고 있다. ‘설향’ 다음으로 재배면적이 넓은 ‘금실’은 당도가 높고 과육이 단단하여 유통성이 높다. 기존 수출 품종이었던 ‘매향’보다 수량성이 높고 기형과 발생이 적어 현재 국산 딸기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죽향’은 당도가 높고 향이 진한 것이 특징이며 담양 지역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과실로 주로 소비된다. 주요 수확 시기가 1월 전후로 고온기 경도가 우수하여 늦봄까지 수확이 가능하다. ‘매향’은 2000년대 초 일본 품종의 홍수 속에서 고품질 국산 딸기의 입지를 다진 품종이다. 최근 재배면적이 대폭 감소했으나 일부 수출 농가에서 여전히 재배되고 있다. 기존의 품종과 달리 ‘아리향’은 평균 과중 25g 내외의 대과성을 내세운 품종으로 과실이 크고 단단하며 보존기간이 길어 주로 수출용으로 재배되고 있다. 프리미엄과로 판매되고 있는 ‘킹스베리’, ‘메리퀸’ 등의 품종은 기존 품종들과 차별화된 특성으로 일부 생산지에서 제한적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이러한 품종은 국산 딸기 품종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많은 원예작물이 특정 생산지나 재배 작기에 따라 소비되는 것과 달리, 딸기는 품종별 특성이 명확하여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 선택적으로 구매가 이루어지는 경향이 돋보인다. 국산 딸기는 다양한 품종 개발과 보급을 통해 내수시장을 장악하고 수출 활성화로 농업인에게 소득 향상을 가져다주는 작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앞으로도 변화하는 국내외 시장에 대응하여 경쟁력을 높이고 국산 딸기의 위상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품질 좋고 다양한 품종이 탄생 되길 기대해본다.
■김설아<농진청 원예원 채소기초기반과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