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덩굴마름병 저항성 품종 육성 위한 분자표지 활용
수박 덩굴마름병 저항성 품종 육성 위한 분자표지 활용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4.07.30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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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표지 개발해 미래 저항성 품종 육성
마커이용여교배체계 구축 … 민간 종자기업 육종 지원

수박은 세계 곳곳에서 재배되고 소비되는 글로벌 작물 중 하나이다. 수박은 주로 생식용으로 활용되지만, 일부 종에서는 종자를 식용하거나 과실을 약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식용으로 섭취하는 재배종 수박은 90% 이상이 수분으로 되어 있어 여름철 갈증 해소에 도움을 준다. 또한 라이코펜과 시트룰린 등 기능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건강식품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22년 기준 국내 수박 생산액이 7,013억 원으로 채소 중에서 여섯 번째로 많았다. 2023년에는 156억 원의 종자 매출을 기록하였는데, 국내 채소 종자시장에서 고추, 무, 양파, 토마토, 배추에 이어 6위에 해당하였다. 이처럼 수박은 주요 과채류 중 하나로 중요한 산업적 가치를 갖고 있다. 

수박 생산량을 감소시키는 원인 중 하나가 병 발생이다. 특히 진균(곰팡이)에 의해 발병되는 덩굴마름병은 주로 20~24℃의 습도가 높은 조건에서 식물체의 잎과 줄기, 과실 등에 치명적인 피해를 일으킨다. 발병이 되면 잎에서는 황갈색의 작은 반점이 나타나 점차 확대되고, 줄기에서는 회갈색의 불규칙한 반점이 형성되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식물체 전체가 고사하는 증상을 보인다. 방제를 위해서 농약을 살포하고 윤작(돌려짓기)을 해야 하지만 화학적 방제는 환경 오염과 농산물의 안전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재배적인 방법은 시간과 노동력, 비용이 소요된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반면 병 저항성 품종의 개발은 덩굴마름병을 방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더 나아가 수박에서 발생하는 주요 병인 흰가루병, 탄저병 등의 복합저항성 유전자를 집적할 수 있다. 품종 개발 과정에서 분자표지를 이용하면 덩굴마름병 저항성인 개체들만을 조기에 선별하여 포장 면적을 줄일 수 있어 육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분자표지가 개발되면 병원균을 접종하고 저항성 정도를 평가하는 생물검정의 횟수도 줄일 수 있다. 

분자 표지 개발을 위해서는 덩굴마름병에 강한 자원과 약한 자원을 서로 교배하여 분리 집단을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그 집단의 여러 개체의 유전자형 정보와 표현형 정보를 확보하여 유전 분석을 수행하면 덩굴마름병 저항성과 밀접히 관련된 유전자좌를 탐색할 수 있다. 해당 유전자좌는 양적형질 유전자좌(QTL)라고 명명된다. 국내외적으로 연구된 결과에 따르면, 3가지 저항성 자원(PI 189225, PI 482276, PI 279461)을 이용하여 총 5개 정도의 주동(major) 유전자좌(QTL)가 탐색되었고 연관된 분자표지가 개발되었다. 하지만 덩굴마름병 저항성에 관한 유전력이 약 30~40% 정도로 오히려 환경에 의한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효과적인 저항성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밝혀진 유전인자들을 모아 육종할 필요가 있다.  

최근 수박에서 흰가루병 저항성 분자표지를 이용한 품종이 개발, 출시되었는데, 덩굴마름병 또한 지속적인 연구 수행을 통해 저항성 자원을 수집하고 이와 관련된 분자표지들을 개발하여 유전인자들을 집적한다면 가까운 미래에 저항성 품종을 육성할 수 있을 것이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2013년부터 현재까지 수박 덩굴마름병 저항성 유전인자 탐색과 분자표지 개발에 관한 연구를 수행해오고 있다. 기존보다 더 정밀한 분자표지를 개발하고, 여러 유전인자를 기존의 우수품종에 신속하게 도입하는 마커이용여교배 체계를 구축하여 민간 종자기업의 육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은수<농진청 원예원 채소기초기반과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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