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양파 사실상 중국 양파와 자율경쟁
국내산 양파 사실상 중국 양파와 자율경쟁
  • 김수용
  • 승인 2024.07.0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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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된 TRQ 양파 물량으로 중국산 경쟁력 높여
생산자단체 “정부가 수입산 경쟁력 도운꼴”
가락시장에서 경매된 중국산 양파(좌)와 국내산 양파(우)
가락시장에서 경매된 중국산 양파(좌)와 국내산 양파(우)

중국산 양파가 135%의 높은 관세에도 불구하고 국내산 양파와 일 년 내내 경쟁체제에 돌입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특히 정부가 중국산 양파가 시장에서 소진될만하면 물가를 들먹이며 TRQ를 풀어 중국산 양파의 경쟁력을 높였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2023년(2023년 4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우리나라에 수입된 신선양파는 총 10만 1,219톤으로 평년 5만, 7,740톤보다 약 2배가 많았다. 올해도 4월부터 6월 20일까지 수입된 양파는 평년을 40% 수준인 2만 728톤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양파 생산량은 평년에 비해 9%정도 감소했지만 가격은 수입산 양파의 원활한 공급으로 평년보다 높았지만 안정된 추세를 보였다. 이로 인해 국내산 양파 시장은 사양길을 걸었다.만생종 양파를 냉장창고에 저장해 파는 유통 상인들은 시세차익을 남기지 못하고 양파를 시장에 풀어 적자를 봤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저장을 할 경우 보관비용이 발생하고 감모율이 발생해 실제 저장 양파 수량보다 적게 나오기 때문이다.
 

한 양파 상인은 “지난해 생산량이 적어 비싸게 양파를 사서 창고에 넣었지만 저장비용도 나오지 않을 만큼 시세가 좋지 못해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양파를 시장에 내놨다”면서 “지난해 돈을 벌지 못해 올해 양파 저장량이 평년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세차익을 노린 중국산 양파의 기세를 꺾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는 농가에게 현실로 다가왔다. 5월 말부터 판매에 실패한 양파 생산농가들이 지방도매시장을 중심으로 양파를 홍수 출하면서 그 여파가 가락시장까지 번져 6월 중순까지 도매시장의 양파 매잔품이 넘쳐나 시세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 생산자단체은 올해 생산된 양파 5만 톤을 정부에서 저장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정부는 1만 톤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 양파 생산자단체 관계자는 “지나친 양파 TRQ 물량으로 자급률 100%였던 양파산업에 수입산 양파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부가 도운 꼴이 됐다”면서 “물가 안정도 좋지만 양파 산업의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는 수입 같은 정책은 신중해야 한다”고 꼬집어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올해 양파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살짝 늘어났지만 평년보다 여전히 적고 저장도 적어 향후 양파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양파 생산농가는 “올해 기상악화로 양파 품질이 평년보다 좋지 못해 감모율도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저장양파의 출하시기에 저장량에 비해 적게 출하될 수 있다”면서 “안정된 수급조절이 되지 못하면 정부가 다시 수입양파를 풀 가능성이 높은데 미리 문제를 해결하지만 못해 답답한 마음 뿐”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