볶은 황기의 놀라운 효능
볶은 황기의 놀라운 효능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4.03.20 10: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볶은 황기’ 추출물 활용한 건강 기능성 소재 개발 연구 추진
기능성 및 제품 다양화 위한 연구 지속

황기는 몸의 기운을 보강하는 대표적인 약용작물이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십전대보탕 등 한약재 용도 외에도 주요 건강식품 원료로 황기를 널리 이용해 왔다. 여름철 더위에 몸이 약해질 때 많이 즐기는 삼계탕과 쌍화차 등에도 모두 황기가 들어간다. 황기의 우수한 효능은 중국의 고전 의서 ‘신농본초경’과 ‘본초강목’ 등에 잘 기록되어 있다. 우리나라 ‘동의보감’에서는 황기에 대해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달며 독이 없어 기력을 도와주고 살찌게 하며 여러 질병을 치료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황기의 국내 생산량의 최근 3년 평균으로 보면 515톤 규모에 이른다. 주요 약용작물로써, 결코 작지 않은 규모이다. 이는 황기가 한약재 용도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다양한 건강식품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황기의 뿌리에는 플라보노이드, 사포닌 등 인체 건강에 이로운 다양한 성분들이 있으며 특히 사포닌 계열인 아스트로갈라사이드 성분은 혈당치 감소, 조직과 기관 보호, 신체 면역 조절, 항세포사멸, 항염증과 항바이러스 기능과 같은 많은 약리학적 효과가 보고돼 있다. 이 외에도 황기에는 포모네틴, 칼라코신 등 우수한 생리활성을 가진 기능 성분이 많아 황기를 심혈관계, 호흡기계, 면역계 질환, 종양의 임상치료에 널리 활용하기 위한 기초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조금 더 쉽게, 조금 더 가까이에서 황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으로의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어려움도 있다. 황기와 같은 콩과 작물은 특유의 비린 향을 지니고 있는데 이것이 사용에 제한적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농촌진흥청 특용작물이용과에서는 열을 처리함으로써 황기 특유의 비린 향을 없애고 구수한 맛과 풍미를 더하여 다양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왔다. 최근에는 황기의 아스트로갈라사이드 성분의 신경보호 효과를 구명하기 위하여 세포와 동물행동 실험을 통해 볶은 황기의 항신경염증, 항산화, 신경 성장 인자의 조절 같은 다양한 메커니즘을 통한 신경 보호 효과를 밝힌 바 있다. 또한, ‘인지능 개선 효과를 높이는 볶은 황기 제조 방법’을 확립하였다. ‘볶은 황기’는 일반 황기보다 기능 성분인 아이소플라본의 함량이 2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열을 가하면 생성될 수 있는 벤조피렌 같은 유해 물질이 검출되지 않는 260℃에서 30분 정도 볶는 열처리 기준을 마련하여 안전성도 확보하였다. 참고로, ‘볶은 황기’의 추출물은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을 유도한 신경세포에서 ‘볶지 않은 황기’보다 세포 사멸과 신경염증 관련 단백질 발현이 각각 20%, 30% 억제하는 결과를 보였다. 또한, 항산화 관련 효소는 20% 더 발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장애를 일으킨 동물모델에서도 ‘볶은 황기’ 추출물을 8주간 먹인 결과, 인지능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이러한 연구를 토대로, 황기 소비를 촉진하고자 ‘볶은 황기’ 추출물을 활용한 다양한 건강 기능성 소재 개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볶은 황기 추출물 등 유용한 가공법을 적용한 약용작물 소재로 ‘인지능 개선’ 등의 기능성 소재를 개발하고 제품 다양화를 위한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우리 약용작물이 지닌 고유의 효능을 하나하나 밝히는 연구가 농가와 산업에 활력을 주고, 국민 건강에도 보탬이 되길 기대한다.

■지윤정<농진청 원예원 특용작물이용과 전문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