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작물 탄저병 피해경감 위한 관리 방안
원예작물 탄저병 피해경감 위한 관리 방안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4.03.13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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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 영향 노지 원예작물 병해충 급증
재배 환경 청결 유지해 고품질 작물 생산

온난화에 의한 기온상승과 집중 강우 등 기후변화는 노지 원예작물 생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최근 몇 년간 발생한 병해충은 급격한 농작물 생산 수량 저감으로 이어졌고 이는 소비자 물가지수에 많은 영향을 줬다. 과수원의 꽃 피는 시기는 지역과 위치에 따라 일부 차이는 있지만, 겨울철과 이른 봄철 기온이 평년 대비 2~3℃ 오른 데다 강수량이 늘면서 6~7일 정도 빨라졌다. 꽃이 활짝 피는 만개 시기도 7~14일이나 빨라져 열매 달림도 그만큼 당겨졌다. 기후변화는 식물의 생물계절에만 변화를 준 것이 아니다. 병원체에도 영향을 줘, 병원체가 더 빠르게 증식하게 한다. 과실이 커지는 비대 시기가 빨라지고, 이 시기에 비까지 많이 내리면 현장에서는 탄저병 감염이 쉬운 환경이 만들어져 병 발생이 늘게 된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탄저병은 빗물에 의해 전염된다. 과수원의 고온다습한 상황이 지속되면 토양 내 전염원이 많이 증식하고 비바람에 의해 토양에 머물던 병원체 포자가 튀어 올라 과실에 달라붙어 병 감염을 유발한다. 과실 생육 시기 비가 많이 내리면 사과, 복숭아 등에서 탄저병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특히 복숭아는 과실을 봉지로 싸 봉지재배를 하는데, 과실 비대시기에 많은 빗물은 열매를 더 커지게 해 소형봉지 터짐을 유발, 탄저병에 더 쉽게 감염되는 조건을 만든다. 동일 계통 살균제 반복 사용도 방제 효과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2023년에는 일부 지역에서 비가 12~14일 이상 연속돼 약제살포 간격을 맞추지 못해 탄저병 더 많이 발생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현재 국내 탄저병 방제 약제 살포 간격은 모두 10일 간격인데, 지난해의 경우에는 일부 지역에서 10일 이상 연속적으로, 평년 대비 2.3배 이상의 많은 비가 내렸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 이번 겨울 기온은 평년 대비 1.9℃ 높고, 일조는 20% 적으며, 잦은 강우로 강수량도 평년 대비 250% 많은 상황이다. 습도가 높고 병원체들이 증식하기 좋은 겨울이어서 올해도 여러 피해가 예상된다. 기후변화에 의한 식물 병 피해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첫째, 과수원 안의 병을 옮기는 잔재물을 철저히 제거해 병원체 밀도를 최대한 낮춰야 한다. 가지치기를 할 때 병 반점이 있는 것을 제거하고 과수원 바닥의 병을 옮기는 잔재물도 없애 과수원 안의 병원체 밀도를 최대한 낮춰야 한다. 둘째, 겨울철, 또는 생육 시작 전 과수원 안의 식물체는 물론 병을 옮기는 잔재물이나 병원체 월동이 예상되는 부분은 전반적으로 석회보르도액 또는 유황합제 살포로 병원체 생육을 억제해 초기 밀도를 낮춰줘야 한다. 이렇게 하면 생육기 방제가 훨씬 수월해진다.

셋째, 과수원 주변 이종 기주식물(호두나무 등)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제거가 어려우면 생육기 때 동시 방제를 진행한다. 넷째, 가장 중요한 것으로 제때 방제를 해야 한다. 식물 생육과 병원체 감염 시기에 맞게 약제 방제를 해야 방제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 방제 약제를 줄 때는 계통이 다른 약제를 교차 살포하면 방제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  

사람도 청결한 환경에서 생활해야 건강이 지속되는 것처럼 식물체를 재배하는 환경도 청결한 상태를 유지한다면 병해충 피해는 최소화하면서 품질 좋은 원예작물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이성찬<농진청 원예원 원예특작환경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