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베라 시장변화와 소비확대를 위한 제언
거베라 시장변화와 소비확대를 위한 제언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4.03.0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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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베라 생활소비 확대 위한 적합한 지원선발
안정생산 위한 기술 개발 연구 진행돼야

거베라는 우리나라의 경우 온도 조절이 가능한 시설 안에서 한 번 심으면 3~5년간 계속해서 키울 수 있다. 또한, 일 년 내내 수확할 수 있는 꽃이다. 꽃말과 같이 ‘신비로운’ 작목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흔히 ‘거베라’라고 하면 결혼식이나 기념행사의 알록달록한 ‘화환에 쓰는 꽃’으로만 여겼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는 꽃다발이나 꽃꽂이, 화훼 장식 등 일상생활 속에서도 거베라를 찾는 사람들이 대폭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크기와 모양이 다양한 거베라 품종 유통도 급증하고 있다. 거베라는 일반적으로 꽃 크기가 8cm보다도 작은 소륜, 꽃잎 모양이 꼬불꼬불한 파스타형, 꽃잎이 가시처럼 뾰족한 형태를 띠는 스파이더형, 꽃잎이 겹겹이 쌓여 둥글게 피는 폼폰형 등으로 구분한다. 실제로 국내 유통시장 현황을 살펴보면 2018년까지만 해도 꽃이 큰 대륜 거베라 비율이 88.1%였지만 2022년에는 39.8%까지 줄어들었고, 소륜, 특이화형 거베라의 비율은 60.2%까지 대폭 상승했다.

색상 또한 채도가 높고 선명한 분홍색, 노란색부터 채도가 낮고 은은한 느낌을 주는 파스텔색까지 다양하다. 특히 흰색과 파스텔색 거베라는 다른 꽃들과의 조화가 쉽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덕분에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새로운 형태의 거베라는 화환용과 달리 수확 후 철사 꽂기, 캡 씌우기 등 꽃목 고정 작업이 필요 없이 투명 비닐로만 포장해 노동력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화환용 대륜 거베라는 수확 후 꽃목에 철사를 꽂고 테이프로 칭칭 감은 뒤 얼굴에는 플라스틱 캡을 씌우는 작업을 해야만 한다. 이에 농민들은 일손 부족, 재료비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수확 후 작업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금까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축하 화환용 대륜 거베라(11~13cm) 위주로 개발을 진행해왔다. 앞으로는 변화하는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크기와 모양을 가진 꽃꽂이용 거베라 품종을 육성하고, 품질향상 기술과 확대 보급을 위한 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거베라는 개인 취향에 따라 기호에 맞게 한 송이로도, 여러 송이로도 활용 가능하며, 다른 꽃들과의 혼합해서도 다양하게 쓸 수 있다. 가정에서 가장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줄기 아랫부분을 잘라 화병에 꽂아두는 것이다. 소재를 추가하여 간편하게 꽃다발을 만들 수도 있고 오브제 신화환, 리스, 센터피스, 선물용 플라워 박스 등 무궁무진하게 이용할 수 있다. 거베라의 생육적온은 16~25℃ 정도로 저온처리나 일장처리 없이 일정 기간 영양생장을 거치고 나면 꽃이 핀다. 이러한 특성으로 네덜란드의 한 민간회사(Florist Holland)는 꽃수가 많고 관상 가치가 있는 분화·정원용 거베라 품종을 활발하게 개발하고 있으며 화분이나 길거리에서도 형형색색의 거베라를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일부 남부지방에서는 겨울철 월동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데, 재배 안정성이 갖추어지면 충분히 화분, 가로화단, 정원용으로도 이용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농촌진흥청은 거베라의 생활 소비 확대를 위해 분화용과 정원용에 적합한 자원을 선발하고 안정생산을 위한 기술 개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머지않아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축제에서나 버스를 기다리면서도 쉽게 거베라를 감상할 날이 올 것으로 본다.

■송현영<농진청 원예원 화훼과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