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소비와 생산환경 고려한 맞춤형 품종 육성
상추소비와 생산환경 고려한 맞춤형 품종 육성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4.02.21 10: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추산업 경쟁력 확보 위한 품종 개발
안정적 생산 가능한 내병성·내재해 품종 육성 필요

‘상추’는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채소 중 하나이다. 2021년 생산액은 4천억 원으로, 국내 잎채소 중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 다음으로 비중이 크다. 재배 방식과 종류로 보면 시설재배가 전체 생산액의 87%이고, 전체 상추 중 86%는 잎상추가 차지하고 있다. 상추는 주로 쌈용으로 이용하는데, 육류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생산이 증가하고 있다. 

잎상추는 잎의 색이나 모양에 따라 적축면, 적치마, 청축면, 청치마 등으로 다양하다. 최근에는 결구(crisp head) 상추, 버터헤드(butter head) 상추, 코스(Cos) 또는 로메인(romaine) 상추 같이 샐러드용 상추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는 특히, 다양한 맛, 색상, 질감을 가진 상추를 선호한다. 또한 건강과 영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능성 성분이 풍부한 상추 품종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상추는 20℃ 내외의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작물로, 여름 생산이 어려운 작목 중 하나이다. 따라서 고온기에는 생육이 불량해지고 잎 끝이 마르는 팁번 발생이 심해진다. 또한 꽃대가 올라오기 쉬우며, 적상추의 경우 적색 발현이 제대로 되지 않기도 한다. 이처럼 여름철 장마와 폭염기에는 생산량이 급격히 떨어져 가격 상승 폭이 커진다. 일부 농가에서는 여름 생산을 위해 준고랭지(400m 이상) 지역에서 재배하기도 한다.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온도 상승과 이상 기상 발생, 이에 따른 병해충 발생은 상추의 안정생산을 위협하고 있다.

시설재배 시 이어짓기로 인한 시들음병 발생도 상추 생산의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현장에서는 온도 등 환경 조절이 가능한 스마트팜이나 인공광을 이용한 식물공장에서의 생산이 시도되고 있다.  

국내 상추 품종 개발은 1990년대부터 치마 상추와 축면 상추와 같은 잎상추 교배육종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농촌진흥청에서는 1997년부터 상추 품종 개발을 시작하여 2023년까지 결구 상추 2품종, 로메인 상추 2품종, 버터헤드 상추 2품종, 적축면 상추 5품종, 적치마 상추 5품종, 청축면 상추 1품종, 청치마 상추 3품종, 흑치마 상추 4품종 등 총 24품종을 육성하였다. 추대(꽃대오름)가 늦고 수확량이 많으며 팁번 발생이 적은 청축면 상추 ‘하청’과 추대가 늦고 적색 발현이 우수한 적치마 상추 ‘장수’ 품종은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일시 수확이 가능한 버터헤드 상추, 로메인 상추, 멀티리프(multi leaf) 상추, 수확 후 저장·절단 시 갈변이 적은 상추 등 샐러드용 상추 품종은 대부분 해외 품종이 수입, 이용되고 있다. 

상추의 품종 육성 방향은 소비자의 요구, 생산 환경 변화를 고려하여 다양한 종류의 고품질 샐러드용 품종, 연중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한 내병성, 내재해 품종 육성 등에 기본 목표를 둘 필요가 있다. 소비자의 이용 편이성을 고려한 멀티리프나 이지리프(easy leaf) 상추 품종, 저장성과 기능성이 우수한 샐러드용 품종 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안정 생산을 위해 시들음병이나 노균병, 총채벌레에 의해 매개되는 바이러스병(TSWV 등) 등에 강한 저항성 품종과 고온기에도 색 발현과 생육이 우수하고, 습해에 강한 내재해성 품종 육성도 필요하다.

스마트팜이나 식물공장에도 적응성이 높은 품종 개발도 필요하다. 아울러 육종 효율 향상을 위해 영상 자동화 장치를 이용한 비파괴 표현형 데이터 대량 수집, 분석 기술과 육종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고속 세대 촉진 개발과 같은 육종기술의 개발도 필요하다. 소비, 생산 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상추 품종 육성을 통해 상추 산업의 경쟁력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장윤아<농진청 원예원 채소기초기반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