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빅데이터를 이용한 작물 모델링 연구 현황
농업 빅데이터를 이용한 작물 모델링 연구 현황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4.02.1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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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환경요인 예측 … 최적·최고 생산전략 제공
작물 모델링 기술 기반 정밀농업 선택 아닌 필수

온실 환경에 따라 작물의 생육과 수확량을 예측하는 것을 모델링(Modeling)이라고 한다. 생리적·수학적 계산에 기반한 온실 환경·작물 모델링 기술은 3세대 스마트팜 구현을 위해 필수적으로 확보돼야 한다. 네덜란드는 최적 온실 환경 조절과 작물 관리 의사결정을 위해 모델링 기술을 도입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 시설원예 선진국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노지·시설작물의 모델링과 정보 기반 의사결정 지원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작물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선결 요인 중 하나는 농업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이다.

농업 빅데이터는 기상 패턴, 작물 생육, 수확량, 농작업 관리, 식물의 영상 등 광범위한 정보를 포함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작물 모델링 기술은 다양한 환경 요인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다. 이러한 예측을 바탕으로 농가의 영농 의사 결정을 지원하여 최적·최고 생산을 위한 여러 전략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농가의 실시간 환경 정보를 분석, 최적의 생산량을 위하여 이산화탄소를 공급할지, 온도를 상승시켜야 하는지, 아니면 보광을 실시할지 등을 분석한다. 이어 각각의 경우에 발생하게 될 비용과 기대 수량을 제시해 농가의 능동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작물 모델링 연구는 벼, 보리 등 식량작물의 수확시기와 생산량 예측을 위하여 주로 사용돼 왔는데, 최근 원예작물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배추, 고추, 마늘 등의 조미채소와 토마토, 파프리카, 오이 등 시설 과채류의 모델링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모델링 연구는 앞으로 딸기, 가지 등의 작목으로도 확대될 예정이다. 또한, 농가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도 다양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모델링 기술 보급과 보편화를 위한 자동 모델링 프로그램도 보급을 앞두고 있다. 

물론 작물 모델링을 기반으로 한 농업 의사결정지원시스템이 농업 전반에 안정적으로 사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작물의 초기 생육값을 직접 측정하여 입력해야 하고 주기적인 보정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 모델링 기술은 온도·광량에 대한 생육만 예측 가능해 보다 정확한 예측을 위해서는 관수량, 뿌리 부분 환경에 따른 생육과 수량 변화를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 생리장해, 병충해 발생 등에 대한 시나리오도 필요하다. 

이러한 분야는 기존의 환경 요인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양상을 보여 분석에 큰 어려움이 있었으나 최근 인공지능 분석기술이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기존 과정 기반 모델링(Process-based modeling)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융합한 하이브리드 모델링(Hybrid modeling) 기술이 시도되고 있는데, 머신러닝 기법을 이용하여 예측에 필요한 주요 요인들을 선발하고 불필요한 요인들을 빠르게 제거함으로써 기존 모델링 속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되면서 기존 분석방식으로 해석이 어려웠던 복잡한 패턴의 데이터들이 분석 가능해지면 새로운 지표 선발도 기대된다.

현재의 농업은 환경 문제와 탄소중립 실현이라는 시험대 위에 올라있다. 기존 농업의 목표가 최대 투입 최대 생산으로 단기간에 얼마나 많은 수량을 생산하는지에 주목했다면 앞으로의 농업은 자원 이용을 최적화하여 지속 가능한 농업을 지향하고 나아가 회복 가능한 농업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한 작물 모델링 기술 기반의 정밀 농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김진현<농진청 원예원 시설원예연구소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