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FTA 체결로 화훼 농가 줄도산 위기
다국적 FTA 체결로 화훼 농가 줄도산 위기
  • 권성환
  • 승인 2024.01.31 1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 화훼 생산자 SECA 체결 강력 규탄
“벼랑 끝 내몰린 화훼 농가 위한 구체적 대안 마련해야”
SECA·국회비준 반대 항의집회 개최
전국 50여명의 화훼 생산자 농민들이 지난달 26일 세종정부종합청사 앞에 집결했다.
전국 50여명의 화훼 생산자 농민들이 지난달 26일 세종정부종합청사 앞에 집결했다.

전국 화훼 생산자들이 업계 의견을 배제하고 정부 독단적으로 진행한 한-에콰도르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 체결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지난달 26일 전국 500여명의 화훼 생산자 농민들은 세종 정부종합청사 앞에 집결, 지난해 10월 체결된 한국-에콰도르 SECA의 부당함과 국회비준 반대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항의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농가들은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사전집회를 진행하고 이번 협정의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로 행진해 본 집회를 이어갔다.

집회에서 양성배 부산경남화훼생산자연합회 사무차장은 “그간 정부는 절화농가에 대한 대책없이 무분별하게 전세계 다국간 FTA를 체결한 결과 국내 화훼 농가들은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며 “현재 국내 카네이션 농가는 사실상 폐농단계이고 1억7,000만 송이 수입 대국으로 국내 대국농사도 폐농 수준으로 접어들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상황이 이런데 정부는 이번 에콰도르간 협정 역시 피해는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어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는 조속히 벼랑 끝에 내몰린 국내 화훼 농가들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유석룡 한국화훼농협 조합장은 “이미 지난 2015년 베트남, 그리고 2016년 콜롬비아와의 FTA 체결을 통해 무관세·저관세 절화가 무분별하게 수입돼 국내 화훼 농가의 피해가 막심했다”며 “이번 에콰도르와 SECA 체결은 국내 화훼산업을 고사시키는 악질적 정책으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질타했다.

전수익 경남절화연구회장은 “이런 상황속에서 농림축산식품부는 화훼문화 진흥을 위한 법률을 만들어 국내 화훼농가들을 보호하겠다 약속했지만,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법 시행 이전에 시행돼왔던 정책을 재탕만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화훼산업법 개정안 찬성과 국회의 법안 통과도 조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SECA 관련 철저한 화훼산업 피해 조사 및 대책 마련 ▲SECA 발효 후 화훼산업 발전 방안 수립 ▲수입 조화 부가가치세 과세 강화 ▲수입 화훼 원산지 표시·관세 포탈 방지 및 검역 강화 ▲국회 및 관공서 내 플라스틱 꽃 근절 캠페인 실시 ▲수입절화 유통이력관리품목 지정 추진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박근오 산업통상자원부 자유무역협정협상총괄과장은 “향후 화훼업계에 미칠 피해상황에 대해 연구기관에 객관적인 조사와 분석을 의뢰하고, 국회 비준까지의 일정에 화훼업계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원예경영과 관계자는 “다국간 FTA 체결로 인해 화훼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인지하고 있는 상태”라며 “이번 SECA 체결로 업계의 우려가 높은데, 관계자분들과 충분히 논의를 거쳐 향후 피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