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인삼산업, 흑삼이 활력 불어넣길
침체된 인삼산업, 흑삼이 활력 불어넣길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3.12.1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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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인삼 가공 방법으로 주목받는 ‘흑삼’
흑삼, 건강기능성 식품 시장 제도 마련해야

인삼은 한국인이 가장 애용하는 건강기능식품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는 인삼류 대부분을 홍삼 제품 위주로 생산하고 있으나 2019년 32.6%에서 2022년 22.9%으로 그 비중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제는 인삼류의 제품 다변화, 홍삼과의 차별화 연구를 통한 인삼산업 확대가 필요하다. 

최근 홍삼과 차별화된 인삼 가공 방법으로 주목받는 것이 흑삼이다. 흑삼은 홍삼 중 미량으로 존재하는 생리활성 성분의 함량을 더욱 증가시키는 가공 방법으로 한약 숙지황의 전통 가공법 중 하나인 구증구포(九蒸九曝) 방법을 이용하여 인삼을 가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 번 찌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흑삼 제품별 가격 차가 상당했다. 300g당 18만 원에서 비싼 것은 80만 원까지 가기도 한다. 과거 흑삼은 공인된 표준화 제조공정 기준이 없어서 품질관리에 대한 기준도 없었다. 흑삼의 제조 가공법은 인삼을 찌는 온도와 건조 시간 등이 가공 주체에 따라 차이가 나거나 일부 제조업체는 인삼을 찔 때 옹기나 시루를 이용하기 때문에 대량 생산도 어려웠다. 특히, 어느 정도의 온도에서 얼마나 찔 것인지, 건조는 어떻게, 얼마나 할 것인지 등 업체마다 제조법이 달라, 공정의 표준화와 합리적 유통가격의 기준마련이 필요한 실정이었다. 여기에 인삼산업법상 인삼류(백삼, 홍삼) 제품의 검사는 진세노사이드 Rg1, Rb1 함량을 기준으로 고시하고 있으나, 흑삼은 제외되어 검사기준이 없어 품질관리 부재가 소비자의 불신으로 이어진 상황이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3~4회 증숙하는 신규 제조공정을 개발하여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흑삼을 제조하는 방법을 확립했다. 또한, 흑삼의 제조 표준화 및 업계 의견수렴 등을 거쳐 홍삼과 차별화가 되는 흑삼의 진세노사이드 성분인 Rg3 0.1% 이상, Rk1+Rg5의 합계 0.2% 이상으로 하는 검사 기준을 새롭게 설정했다. 또한, 흑삼의 안전성에 문제가 되었던 성분 저감을 위해 제조 기준 개선도 같이 진행하였다. 엄격한 심의 끝에 ‘흑삼 성분기준 설정 및 제도 개선’을 주 내용으로 하는 「인삼산업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이 관보에 게재, 시행 중이다. 

농촌진흥청은 여기에 더해 자체 개발한 흑삼의 차별화된 복합 기능성 원천기술 확보하여 다기능성 흑삼 추출물, 기능성물질의 질환별 복합기능성 구명에 대해 특허등록을 마쳤다. 흑삼 지표성분의 간기능, 호흡기, 전립선 개선에 관여하는 핵심 물질 작용기작도 구명, 국제학술지에 게재하였다. 앞으로 안전하고 경제적인 새로운 제조공정을 통해 제조한 흑삼을 새로운 건강기능성 식품으로 응용할 계획이다. 또한, 흑삼의 지표성분, 원료 표준화와 관련한 기초자료를 관련 산업계에 제공함으로써 흑삼을 기능성식품 수준에서 관리하는 제도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하고 건강기능성 식품의 다양성을 높여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기능성에 대한 건강기능식품 인증이 이뤄지면 인삼류 가공산업 발전을 유도하고, 국민의 건강증진, 소비자 신뢰도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에서 실시한 흑삼 기능성의 기술 가치는 408.10백만 원으로 평가되었다. 앞으로 홍삼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건강기능성식품 시장에서 흑삼이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주길 기대한다.

■이대영<농진청 원예원 특용작물이용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