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수입 농산물 우후죽순 반입 … 출하자 ‘화들짝’
가락시장 수입 농산물 우후죽순 반입 … 출하자 ‘화들짝’
  • 김수용
  • 승인 2023.11.21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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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수입 당근 될라 노심초사, 수입반대 집회 준비
가락시장 내에 반입된 수입농산물이 쌓여 있다.
가락시장 내에 반입된 수입농산물이 쌓여 있다.

최근 들어 일부 가격이 높아진 농산물을 중심으로 수입산 농산물이 가락시장에 반입되면서 농가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졌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가락시장에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21일까지 수입된 양배추는 총 1,015톤. 또 최근 가격이 높아진 신선수입대파는 135톤이다. 특히 신선수입대파는 지난 한 달간 82톤으로 수입된 전체 수입량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양배추는 올해 초 중순 작황부진으로 지난 몇 년간 가장 높은 시세를 유지했다. 시세가 높아지자 중국에서 수입되는 양배추의 양도 늘어났다. 문제는 양배추 가격이 평년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수입양배추는 멈출지 모른다는 것이다.

복수의 수입양배추 수입업자들은 현재 평택항 등에 쌓여있는 재고 양배추의 양이 많아 수입업자들도 손실을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여서 도매시장으로 한 번에 넘어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최근 가격이 부쩍 오른 대파도 수입이 급격하고 늘어나 수입 신선대파에 출하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사무총장은 “생산량이 줄어 적정한 가격을 유지해야 생산비를 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수입산 농산물이 대량으로 유입되면 가격이 하락해 출하자의 피해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무분별한 수입으로 다수가 손해 볼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수급에 대한 경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출하자들은 수입산 농산물이 낮은 가격을 무기로 시장을 잠식할 것을 걱정한다.

실제로 수입 세척 당근의 대부분은 수입산이다. 세척당근이 처음부터 수입산이 많았던 것은 아니다. 낮은 가격을 무기로 꾸준히 수입되다보니 시장을 잠식당한 것이다. 이에 농가들은 품목별로 도매시장에 수입산이 보이면 제2의 당근으로 될까 걱정이 앞선다.

이에 출하자들은 수입농산물이 더 이상 도매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도록 각 개설자와 도매시장법인에게 요청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개설자와 도매시장법인도 난감한 상황이다.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제 38조 수탁의 거부 금지 등에 따라 출하된 농산물에 대해 수탁을 거부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국내산 농산물을 도매시장에서 거래하기 위해 만든 제도가 수입산 농산물에서 악용되는 사례다.

제주도의 한 농민은 “수입산 농산물이 도매시장에서 거래될 때마다 농민들은 한 숨 밖에 안나온다”면서 “농안법을 바꿔서라도 아니면 다른 법을 만들어서라도 수입산 농산물을 막지 못한다면 국민밥상은 온통 수입산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