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화상병 발생 ‘배꽃가루’ 수급 비상
중국화상병 발생 ‘배꽃가루’ 수급 비상
  • 조형익
  • 승인 2023.11.15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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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산지 농협, 자가수분 교육 실시 및 꽃가루 은행 마련할 것
농식품부 “단·장기적 자급률 높이는 방안모색”
꽃가루를 선별하고 있는 모습
꽃가루를 선별하고 있는 모습

고품질 배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분용 화분의 대부분이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국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하면서 우리나라 배꽃가루 수급에 비상이 걸리고 있다.

최근 중국 서북지역인 신장위구르 자치구, 감숙성 등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하면서 사과, 배, 비파, 모과  및 마가목 등을 비롯해 복숭아, 자두, 살구 및 체리 등에 대한 꽃가루가 올 12월 1일부터 전면 금지된다고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밝혔다.

중국산 배꽃가루의 수입량은 올해만 1,693㎏에 달하지만 실제 수입해 사용량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적으로 실제 사용량은 5톤 가량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배주산지인 나주지역만 1톤 가량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채취 비용이 높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을 선호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가들은 자연히 수입산에 의존도가 높으면서 국내에서는 거의 생산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당시 중국내 인력 이동이 제한되면서 수입 의존도가 높은 과수 인공수분용 꽃가루 수급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배꽃가루는 자가결실률이 낮은 신고품종이 많은 국내 상황에선 수입산에 의존도가 그만큼 높은 것이다. 이에 비해 국내 자가수분은 나주지역의 경우 신화, 창조, 추황 등 신품종의 보급이 증가하면서 20% 정도 사용하고 있지만 경기, 충남 지역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주로 수입하는 곳은 중국 하북성 및 산동성으로 이번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곳과 거리가 멀어 다행한 일이지만 차제에 국내에서 수급비율을 높일 필요성이 저지고 있다.

나주배원예농협 관계자는 “중국 서북부 지역에서 과수화상병 등이 발생했지만 전염되는 것은 시간 문제이기 때문에 국내도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며 “농가교육 등을 통해 자가수분율을 높이면서 국가사업으로 꽃가루 채취할 수 있는 시범포장을 운영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울산원예농협 관계자도 “배꽃가루 은행을 만들기 위해 농지를 임대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 농지를 직접 매입해 운영할 계획”이라며 “내년부터 약 9ha 정도의 꽃가루채취할 수 있도록 하면서 직접꽃가루를 생산하면 농가의 불안한 심리도 줄어들지 않겠냐”고 말했다.

배꽃가루는 통상 연말에 꽃가루가 수입이 많이 되면서 자체 비축 물량으로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농가의 우려가 여전히 높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홍근훈 농림축산식품부 원예경영과 사무관은 “중국에서 화상병이 발생한 지역과 꽃가루를 수입하는 지역이 정반대여서 당장 수입과 관련한 수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수입된 꽃가루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 내 화상병 발생에 대해서도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꽃가루 수입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 정부는 단·장기적으로 꽃가루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농가에게 꽃가루 자가수분 교육을 실시하고 장기적으로 꽃가루 단지 등 관련 산업을 이끌기 위한 지원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