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무진한 버섯의 활용
무궁무진한 버섯의 활용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3.11.1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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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균사체 친환경 산업 소재로 각광
국민들에게 친환경 소재로 인식되길

세계 곳곳은 지금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으로 고통받고 있다. 또한 플라스틱, 스티로폼 등과 같은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일회용 제품들의 무제한적인 사용과 무분별한 폐기로 인하여 지구는 점차 병들어 가고 있다.

이에 국제사회는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온실가스 감축에 동의하였고, 우리나라 역시 탄소 순배출량이 ‘0’이 되는 Net-zero(탄소중립) 사회에 도달하기 위한 국가 어젠다를 수립, 이를 수행하기 위한 정책과 기술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버섯은 예로부터 맛과 향으로 식욕을 돋우는 훌륭한 식재료로 인류에게 중요한 식량원으로 이용돼 왔다. 버섯은 크게 자실체와 균사체로 나뉘는데, 자실체는 식물과 비교하자면 과일과 같은 부분으로써 흔히 우리가 먹는 버섯이 이 자실체 부분에 속한다. 균사체는 양분을 흡수하는 기관으로 뿌리와 같은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 버섯 자실체를 수확하고 남은 배지와 균사체 부분은 대부분 폐기처리 되어 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균사체의 생물적 특성이 친환경 산업 소재로서 우수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재조명을 받으며 해외 기업들을 중심으로 친환경 소재의 상용화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도 균사체의 무한한 장점을 활용하여 스티로폼 소재, 버섯가죽, 대체단백 소재 등 친환경 소재의 제조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이러한 친환경 소재 연구를 통하여 버섯산업의 가치를 재창출하고 건강한 환경 조성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바탕에는 국·내외로부터 수집한 7,600여 점의 버섯자원의 역할이 컸다. 

연구진은 보유자원을 대상으로 균사의 생장 속도가 빠르고 구조적 특성이 우수하며 균사 밀도가 높아 친환경 소재로서 특성이 우수한 국내 자생 버섯 균주를 선발하였다.

또한, 이렇게 선발된 버섯 균주를 버섯 재배 후 버려지는 수확 후 배지에 배양하여 스티로폼 포장 소재를 만들었으며, 수분과 양분을 조절하는 단계별 배양법을 통하여 포장 소재의 물리성을 향상시키고, 배양 기간을 15~30일에서 7일로 단축시켰다. 우리 기술력은 현재 해외 친환경 소재 기업의 균사체 포장 소재 배양 기간과 동일한 수준으로 향상됐는데, 물리성 테스트 결과 기존 스티로폼 대비 약 4배 우수한 강도를 보이는 것을 확인하였다. 

버섯 가죽 소재는 톱밥 배지를 활용하여 식물성섬유 동시 배양 기술과 이중박스 배양법을 통하여 생산했다. 친환경 가죽 소재 제조기술을 개발해 만든 버섯 섬유 원단은 균사체의 생육 두께가 고르고 조직이 단단하다.

또한 천연성분으로 무두질을 함으로써 기존의 동물 가죽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다량의 중금속 폐수 등이 없다.

최근 국민 인식이 높아지며 제품을 살 때 품질이나 디자인, 가격뿐 아니라 제품이 생산되는 과정에서 환경오염, 동물복지 여부 등 본인의 신념에 따라 소비를 표현하는 ‘가치소비’가 트렌드를 넘어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지금까지는 버섯이 단순히 먹는 식재료이었지만, 앞으로는 환경오염에 병들어 가는 지구를 치유할 수 있는 중요한 친환경 소재로 인식될 것으로 기대한다. 버섯가죽으로 만든 전기자동차 시트에 앉아서 버섯가죽으로 만든 운동화와 가죽자켓을 입고, 균사체 스티로폼 소재에 포장돼 있는 버섯 대체 단백 소재가 들어간 햄버거를 가족과 또는 연인끼리 행복하게 즐기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안기홍<농진청 원예원 버섯과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