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균일묘 유통으로 국산 화훼 종묘산업 활성화
우수 균일묘 유통으로 국산 화훼 종묘산업 활성화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3.11.0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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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훼 종묘 품질인증제 법제화 마련 위한 연구 진행
조직 배양 업체 경영 안정화 돼 종묘산업 확대되길

화훼류 중 종묘 수입이 많은 난초는 2022년 수입액이 2021년보다 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에서 육성되는 품종과 종묘 품질이 아직도 외국보다 경쟁력이 낮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로 볼 수 있다. 국산 화훼 품종 개발 요구가 컸던 1992년 당시 우리나라에는 민간 육종회사가 하나도 없었다. 이에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화훼 품종육성 연구가 시작되었고, 이후 각 도 농업기술에서도 힘을 보탰다. 2022년 현재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국화, 장미 등 주요 화훼류 23작목 860품종을 개발했다. aT 화훼공판장 경매가를 보면 국산 품종은 수적으로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품질 면에서도 좋아져 이제는 외국산 품종과 대등해졌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에서 올해 2월까지 국립원예특작과원에서 육성한 심비디움의 분화 평균 경매가는 2022년보다 3,300원 올랐다. 또한, 2021년 11월에는 거래된 심비디움 30품종의 평균가는 10,753원이었으나 국산 ‘골드썬’의 가격은 22,000원으로 동급 최고 가격으로 거래된 바 있다. 이는 농가의 국산 품종 재배 기술의 완성도가 높아진 것도 있겠지만 국산 품종의 품질도 작목에 따라 외국 품종과 대등하거나 더 우위를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농촌진흥청은 2006년 장미, 2007년 국화, 2008년 난 작목의 육성 품종 보급 활성화를 위한 산학연 공동연구 사업단을 발족했다. 이후 국가기관과 지자체에서 개발된 품종의 재배기술 개발, 보급 확산 노력으로 2022년까지 주요 화훼류의 국산 품종 보급률을 28.1%까지 높일 수 있었다. 다만, 화훼 민간육종 활성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외국 기업에 대응할 경쟁력을 갖춘 주요 화훼 작목의 민간육종 회사는 없고 규모도 크지 않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육성된 품종 중 팬지나 페튜니아 등 종자번식성 화종의 65품종을 제외한 대다수 품종은 삽목, 접목, 조직배양 등과 같이 영양번식 방법으로 증식하는 화종이다. 이들 영양번식성 화종의 품종이 농가에서 종묘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화종에 적합한 번식 기술을 가진 종묘회사가 필요하다. 그런데, 국내 화훼 종묘회사는 그 수가 적을 뿐 아니라, 대다수가 규모 또한 열악하여 우수 품종을 제외한 대다수 품종의 유통 점유 기간이 길지 않다. 이 때문에 농촌진흥청과 각 도 농업기술원에서 육성한 신품종의 증식을 선뜻 나서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심비디움과 팔레놉시스 같은 난류와 거베라와 같이 종묘 증식 시 조직배양 기술이 필수적인 작목의 종묘업체는 최근 인건비 상승으로 화훼 품목만으로는 경영 유지가 힘들어 딸기, 과수, 고구마 등의 종묘도 함께 취급하고 있다. 조직배양 종묘업체의 경영 유지를 힘들게 하는 또 하나의 원인은 묘 대금의 지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외국산 조직배양 종묘를 구입할 때에는 선불제 또는 묘를 받고 바로 대금을 지급하면서 국내 조직배양 종묘 구입할 때에는 종묘를 재배 후 판매한 다음, 잘 팔리면 주고 잘 팔리지 않으면 주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인 것이 관행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화훼 종묘 품질인증제 법제화 기반 마련을 위하여 2022년부터 주요 화훼류 5종을 대상으로 유통 종묘 규격 표준화와 품질유지관리 기술 개발을 위한 산학연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과제가 종료되면 우량 균일 종묘 기준이 설정되고, 품질 유지 기술이 개발되어 균일 종묘가 유통됨으로써 선불제 또는 종묘 구입과 동시에 대금이 결제되는 시스템이 정착될 것이다. 아무쪼록 국내 조직배양 업체의 경영이 안정화되어 국내 조직배양 종묘산업이 확대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수영<농진청 원예원 화훼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