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인삼자조금관리위원장
김명수 인삼자조금관리위원장
  • 윤소희
  • 승인 2023.11.0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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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위주 현장중심 운영 … 자조금발전 위한 활동 추진
자조금 통한 홍보 추진 필요
인삼 등급 표준화 해 유통질서 확립
국가별 건기식 인증등록 추진해야

최근 인삼산업이 소비부진, 재고 증가, 가격하락 등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시장개방에 대응해 이해관계자들의 자발적 노력을 통한 발전 토대 마련’이라는 목표로 2015년부터 시작된 ‘인삼 자조금사업’의 관심도가 높아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지난 5월 한국인삼협회 대의원총회에서 당선된 김명수 신임 인삼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인삼 자조금사업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삼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게 된 계기는?

-자조금위원회가 설립되고 강원지역을 대변하는 첫 자조금 관리위원을 8년간 역임 후 관리위원장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사양산업으로 전락해가고 있는 인삼농업의 발전을 위해 8년 동안 인삼재배 및 농민 위주의 현장 중심으로 위원회 운영이 되도록 많은 정책 제안을 하면서 한계도 느끼고, 성과도 만들어왔다. 이러한 활동들에 이어서 자조금위원회 발전과 안착화를 위해 위원 및 위원장으로서의 활동을 추진해나갈 것이다.

▶인삼 자조금사업에 있어 개선이 시급한 점은?

-협회가 세워질 때 자조금사업은 농민들의 직접적인 목소리를 전달하고, 수요 예측을 통한 판매홍보 등으로 진행하겠다는 원칙을 마련했는데, 8년이 지나고 보면 농민은 사라지고 기관, 농협, 사무처 직원 등 행사 위주로 전락했다고 보여진다. 기획사 중점인 운영 말고 농민 중심의 현장성을 강화하고 농민의 권익 및 이익을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한데, 각종 인삼 행사들은 가을 수확철 등 농민이 제일 바쁜 시기에 열리니 정작 농민들이 없는 행사가 돼 버린다. 인삼은 기호식품이므로 TV광고보다 직접 대면해 먹어보게 하고 대화도 하면서 판매를 촉진해야한다. TV광고 등 비대면광고는 이미 지자체나 인삼공사 등에서 하고 있으니 비교적 예산이 한정적인 협회는 틈새시장을 지각적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자조금을 통한 인삼 홍보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기존 인삼 축제와 겹치지 않게 전국 단위로 홍보 사업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인삼협회 차원에서 어린이들이 접할 수 있도록 어린이집 등 100곳 정도를 선정해 인삼 내용의 인형극을 실시하거나 고려인삼 주제로 트래킹(걷기대회) 개최, 국군의 날 및 수능 등에 맞춰 비매품 홍삼스틱을 만들어 나눠주는 행사 진행, 인삼 종사자 1만여 명을 모아 인삼 한마당 고려인삼홍보단 발대식 개최 등 다양한 행사를 열어야한다. 수입개방화 속에서 현재 인삼산업은 시장경쟁력이 점점 사라지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자조금을 제일 많이 내면서도 모든 손해를 떠안게 되는 인삼 농민의 생존권을 위해 정부는 홍삼 가공용을 전량 시장격리 조치해주고 수삼은 소비확대와 동시에 시장 내에서 구조조정이 될 수 있게 해야 하며, 인삼농협에 5년간이라도 연간 수매자금 500억 원씩을 풀어야 한다.     

▶인삼 자조금 거출방법과 관련해서도 개선할 점이 있다면?

-현재 자조금 거출안의 경우 인삼재배 농민은 인삼식재 재배면적으로, 가공업체는 자체검사나 검사품 홍삼수량으로 책정돼있다. 이는 구성원들의 저항 없이 도입돼 자조금 안착화에 많은 도움이 됐으나, 한미FTA 등을 시작으로 많은 자유무역 협정에 의해 인삼 및 홍삼제품의 무관세화가 추진되는 대외여건 변화에 맞게 새로운 인삼자조금 거출방법이 고민돼야한다. 농민의 경우 권익과 이익의 대변성을 강화하기 위해 우선 계약농가는 인삼채굴 이후 생산량 기준으로 하고, 미계약 농가는 현행 식재면적을 기준으로 개선하며 가공업체들은 홍삼검사 물량에서 홍삼제품 판매액 대비 비율로 책정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이는 2025년 이후 무관세화돼 수입된 외국인삼 원료를 사용한 제품 범람에 대한 국내 인삼산업의 경쟁력 제고 및 많은 소비홍보의 재원 마련을 위해 필요한 방안이라고 본다. 앞으로 인삼 관련 단체들과 함께 의견을 경청하고 수렴해 제도개선 방안들을 찾아가야한다.

▶수삼 재고량이 쌓이면서 수출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해외 판로 확대를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인삼산업의 붕괴는 이미 15년 전 한미 FTA를 진행하며 예측됐다. 협정 이후 끊임없는 내부혁신 속에서 한국인삼공사의 내수확대 전략이나 해외수출 등의 견인차 역할 등 긍정적인 측면도 많았지만 농협중앙회를 중심으로 한 농협홍삼 한삼인과 지역인삼농협들의 저조한 사업 실패 등의 아픔 또한 존재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수삼의 재고 현황에 대한 대책으로는 홍삼가공을 위한 계약재배 인삼이 수삼시장으로 출하하는 것을 막기 위한 시장격리 조치를 다년간 유지할 필요성이 있다. 또, 수삼용을 중심으로 한 시장출하 직파인삼의 과잉공급 문제가 존재한다. 인삼시장 유통단계의 단순화를 위해 ‘주산지에 공공형 인삼선별장 제도 도입’으로 인삼 등급을 전국적으로 표준화해 유통질서를 확립해야한다. 직파인삼의 식재단계에서 인삼씨앗 유통을 지역인삼농협 중심으로 ‘인삼종자유통등록제’를 엄격하게 관리해야한다. 이는 직파인삼의 식재단계부터 출하까지 인삼농협 중심으로 재배면적과 인삼출하량의 통계를 일치시킴으로써 인삼 유통관리가 단순화되고 통계가 정확하게 관리되는 장점이 있어 인삼유통 소비자의 신뢰 회복이 가능케 된다. 아울러 수출활성화 방안으로는 지금 인삼가공제품의 건강기능식품 등록이 개별국가별 등록을 하고 있는데, 국가별 인삼가공제품의 개별국가별 인증등록을 정부가 적극 추진해줄 필요가 있다. 한미FTA 협상 과정을 보면 미국인삼협회의 의견을 미국정부가 강력하게 관철하는 미국정부의 의지를 보였는데, 한국 정부 또한 개별국가별 건강기능식품 등록을 경쟁력 있는 유일한 작물인 인삼 농산물 수출을 위한 국가전략과제로 격상시켜 추진해주시길 제안해본다. 뿐만 아니라, 인삼제품 수출의 약 40%가 중국으로 수출이기에 가장 큰 교역 상대국인 중국과의 관계개선 노력이 절실하다. 수출통계를 보면, 인삼제품 수출총액은 늘었으나 인삼제품에 사용되는 가공인삼 사용량은 오히려 줄었다. 이는 인삼가공제품의 가격이 하향화 되며 홍삼함량을 줄이거나 보조제로 사용돼 한국인삼가공제품의 신뢰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선 우리나라만이라도 인삼가공제품의 건강기능식품 등록 시 일정기준의 홍삼함량을 의무화하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아직까지는 인삼가공제품의 세계시장 표준을 한국이 선도, 주도하고 있으니 국가별 건기제품 등록 및 국내 우선 건기제품의 홍삼함량기준제 개선을 병행해야한다. 

▶인삼산업을 전반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기구나 기관 설립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변화하는 농업의 미래에 대응하기 위해서 변화의 필요성은 중요하고 여겨진다. 새로운 기구가 없어서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고 있는 수많은 인삼 관련 단체와 기구가 함께 할 수 있는 근거와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새로운 기구의 출범보다는 현재 존재하는 다수의 기구에서 중복되는 기능을 과감하게 합치고 슬림화해 집행의 효율성을 증대키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우선 인삼재배 분야의 연구는 농촌진흥청 인삼특작부와 KGC인삼공사 한국인삼연구원을 중심으로 재편해 국가와 민영화된 국가기업의 협업 및 효율성을 증대시키면 된다. 지금은 기능이 정지된 증평군 소재의 농협한삼인 공장을 중심으로 인삼검사소 이전과 한국인삼협회 및 인삼 정책관련 조직들을 이전하고 공동의 과제 및 사안별, 과제별 협업 시스템을 진행하면 된다고 본다. 이는 인삼 관련 단체와 업계의 협력시스템을 복원하고 단체 및 업계 간 신뢰회복과 각 단체들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과정 속에서 인삼산업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각 지방별 중복되는 인삼 관련 정책 및 재배 등의 연구소들이 존재하지만, 통합적인 협업 및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기에 새로운 조직의 출현보다는 기존 조직 간의 협업을 통한 장기간의 통합 로드맵을 제시하여 인삼산업의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선도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앞으로 위원장으로서 자조금사업 등과 관련해 목표하고 있는 게 있다면?

-2번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인삼자조금의 현장성 강화가 목표다. 인삼농업 및 산업은 3주체가 함께 하고 이끌어 가고 있다. 첫째는 인삼재배 농민이 한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둘째는 인삼공사, 농협중앙회를 중심으로 한 각 지역의 인삼농협 및 가공제조업체가 한축이고, 셋째는 인삼을 사랑해주시는 소비자 분들이다. 재배, 가공, 소비자 3주체의 인삼재배 가공산업은 3마리 말이 끄는 러시아 전통 썰매에 비유하여 ‘트로이카 농업 산업’이라고 비유할 수 있다.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자조금의 현장성을 강화하기 위한 작은 변화를 만들어 가려고 한다. 우선은 지역별 순회 회의 개최를 통한 찾아가는 지역간담회 활성화 방안을 안착화하고 싶다. 이어서, 고려인삼 소비홍보단을 재배농민 및 가공업체 직원 등과 함께 구성하여 전국적인 소비홍보 캠페인을 진행하려고 한다. 더불어 인삼 인형극제 확대, 고려인삼 트레킹 대회 개최 준비, 허준묘 및 동의보감 등 유네스코 등재 협업으로 행사를 기획해 한국인삼협회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2028년 유네스코 등재 성공을 위한 여건 조성에 힘쓰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인삼산업 발전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인삼자조금위원회 활동 및 위원장 활동을 한지 몇 개월이 되지는 않았지만, 지역마다 다른 위기 인식의 차이를 어떻게 한 목소리로 모아내느냐에 달려 있는 듯하다. 우선적으로 우리나라 5,000년 역사 속에서 세계유일하게 지난 50년간 인삼농산업의 현대화와 산업화를 성공하신 1세대 선배님들의 노고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1세대 선배님들의 수많은 노력 위에서 농업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유일의 수출 및 산업화에 성공한 고려인삼의 위상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그간 인삼분야의 많은 분들을 만나면서 나눈 이야기들을 토대로 답변했지만 언급한 내용과 다른 의견들 또한 존재하기도 한다. 짧은 시간 속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정책과 실현 및 집행 가능한 정책이 우선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현재는 인삼에 종사하는 다양한 주체들의 권익을 대변하고 인삼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 시장 개방이 아직 2년 남아 있고, 2029년이면 완전한 무관세 시장이 노출될 것으로 보이면서 인삼산업의 최대 위기가 예측되고 있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인삼의 각 주체들 간 협업이 가장 중요한 시기인 듯하다. UN 기후위기 보고서를 보면, 10년 후 인류가 겪은 가장 큰 기후 위기 징후들을 예측하고 있다. 인삼은 기후위기에 매우 민감한 농업이다. 인삼농업인들은 지난 3년간 경북, 충남, 강원, 충북에서 발생된 국지적인 자연재해를 겪었는데, 지난 100년 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기후위기의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시장개방, 기후위기 등의 수많은 난제들 앞에서도 인삼 1세대 선배님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후배들 또한 열심히 대안을 찾아 결국 인삼의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