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디지털 생산으로 재도약 이끈다
버섯, 디지털 생산으로 재도약 이끈다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3.10.2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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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산업 재도약 위한 디지털 스마트팜 연구 개발 필요
품질 균일로 생산·유통 혁신 등 실현 가능

야생에서 버섯은 수분, 온도, 빛 등 환경조건에 따라 발생 시기와 발생량이 달라지고 미세한 환경 차이에 의해 모양과 품질이 달라진다. 상업적으로 재배할 경우에는 각 버섯이 가진 적정 범위의 생육환경 조건을 인위적으로 정밀 제어함으로써 발생 시기와 품질을 조절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자동화 장비와 환경제어 시설을 활용하여 대량생산이 가능해진 시기는 약 30년 전인 1990년대 초반부터이다. 이때부터 자동화 시설을 기반으로, 병 재배 기술이 적용된 버섯(느타리, 팽이버섯, 새송이 등)이 양산되면서 우리나라 버섯산업은 첫 도약을 이뤄냈다. 그러나 지속해서 성장한 버섯산업은 2010년 약 9,300억 원 규모로 정점을 찍고, 2020년 약 6,800억 원 정도로 하락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버섯산업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과거보다 더욱 진화된 기술 개발 즉, 데이터에 기반한 디지털 스마트팜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디지털 스마트팜 연구 개발 기술 수준은 2세대 정도로 평가되는데 버섯 분야는 1.5세대 정도로 볼 수 있다. 선두 그룹으로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분야지만, 일찍이 정착된 자동화 대량 생산에 안주해 좀 더 적극적으로 기술 개발을 서두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그럼, 버섯에서 디지털 스마트팜 기술이 가져다줄 효과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 번째는 품질 균일도 제고와 품질향상을 꼽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버섯이 자랄 때 농장주의 경험이나 감(感)으로 관리하였기 때문에 농장마다 품질이 다르고, 같은 농장이라도 재배사마다 다른 현상이 발생하곤 했다. 매일 일정한 품질의 버섯을 생산할 수 있다면 농장주 입장에서 굉장한 도움이 될 수 있다. 1세대 디지털 스마트팜들로부터 원격으로 제공되는 생육환경과 품질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하여 최고 품질의 버섯을 생산할 수 있는 생육환경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기술은 현재 느타리 등 일부 품목에서 적용되고 있기도 하다.          

두 번째는 생산의 혁신이다. 인공지능 기술 기반으로 품질관리를 하는 것이다. 버섯 생육단계별로 이미지 딥러닝과 이미지를 계량화함으로써 재배사 안에 설치된 카메라와 인공지능이 스스로 품질 관리가 가능하도록 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지능로봇이 배지 제조, 종균 접종, 운반, 수확, 포장 등 버섯 생산 전 과정에 투입되어 생산 혁신을 유도할 수도 있다.

세 번째는 유통의 혁신이다. 유비쿼터스 유통플랫폼이 그 핵심이다. 지금 우리는 어디서나 통신 접속이 가능한 정보통신 환경에 살고 있다. 유비쿼터스 유통플랫폼은 이런 정보통신 환경을 기반으로 버섯 생산자와 소비자가 플랫폼안에서 버섯을 주문하고 판매함으로써 유통단계 축소, 구매자는 구매비용 절감, 생산자는 판매이윤 극대화가 가능하다. 버섯 생산단계에서는 마이크로 센싱을 통해 버섯농장의 생산 시기, 생산량이 구매자에게 전달되고, 생산자는 구매자로부터 구매 시기, 구매량, 지역 등의 정보를 전달받음으로써 원하는 시기와 원하는 가격으로 판매, 유통이 가능하게 된다. 

참 꿈만 같은 이야기로 느껴질 수 있지만, 우리는 이미 실현 가능한 기술과 정보통신 환경을 갖추고 있다. 버섯 생산기술과 인공지능과 정보통신 기술의 컬래버레이션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이다. 농촌진흥청에서는 2세대 버섯 디지털 스마트팜으로 나아가기 위한 기초연구를 수행하고 있고 향후 5년 이내 가시적인 성과가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버섯과 정보통신, 인공지능 기술이 결합된 디지털 스마트팜의 실현으로 우리 버섯산업이 새롭게 도약하길 희망한다.

■하태문<농진청 원예원 버섯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