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스마트팜 위한 딸기 연구 방향
미래 스마트팜 위한 딸기 연구 방향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3.10.1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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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노동력 부족 등 극복 위한 스마트농업
시스템 기술, 생산 개념도 스마트하게 바뀌어야

딸기는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좋아하는 식품이다. ‘황후의 과일’이라 칭할 만큼 맛과 향, 영양이 풍부하고, 항암과 항산화 등 건강식품으로서의 자리도 굳건하다. 먹기도 간편하며, 음식물 쓰레기도 매우 적게 나오니 소비자 선호도에서 늘 상위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2021년도 딸기 생산액은 약 1조 5천억 원으로 농산물 중 쌀 다음으로 생산액 비중이 크고, 수출액 또한 연간 약 6천만 달러에 달하는 효자 품목이다. 

딸기가 국내에 도입된 것은 1900년대 초이지만 대중에게 제대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이후였고, 시설재배가 본격화된 1980년대부터는 생산량이 급증하였다. 그리고 2000년대 이후 조기 생산기술이 개발 보급되면서 봄철에 집중되던 딸기 소비는 11월부터 생산되는 장기 다수확의 형태로 확대됐다. 여기에 2000년대 초부터 불편한 작업 자세를 개선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시작된 수경재배는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현재 딸기 재배 면적의 약 40%가 수경재배이다. 딸기 품종은 조기 생산과 다수확에 적합한 형태로 개량돼왔다. 이런 노력으로 외국 품종에 의존하던 우리 딸기는 2015년경 자급률 90%를 넘기며 품종 독립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그렇지만 딸기를 포함한 농업 현장의 미래를 예측해 볼 때 여전히 불안한 요소가 다수 공존하는 것 또한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미 심각해진 상태의 농업인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농자재나 에너지 비용의 상승, 기후변화 등을 극복해 가며 저탄소 농업, 친환경 농업을 실천해 가야 하는 것이 그것이다. 요즘은 스마트팜이 대세다. 거기에 걸맞게 시스템이나 기술, 생산의 개념도 스마트하게 바뀌어야 할 것이다. 

현재까지의 품종은 주로 전통적인 교잡 방식으로 개량한 다음 영양적으로 번식시켜 재배에 이용해 왔다. 유럽에서는 1990년대부터 씨로 번식하는 품종을 3~4종 만들어 왔으나 품질이나 생산성 측면에서 기존의 품종을 넘지는 못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대 후반부터 종자 딸기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앞으로 우수한 결과물이 나온다면 번거롭고 힘든 육묘의 과정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딸기는 대부분 한철 딸기이며 기후의 특성상 6~10월에는 생산할 수 없지만, 환경조절이 완전한 식물공장이라면 다소 높은 경영비를 2~3배 높은 판매가격으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딸기의 생육에 적당한 광질과 광량을 밝혀 이를 최소한의 LED로 구현해야 하며, 운영 에너지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온도와 일장(빛) 등도 찾아낼 필요가 있다.

딸기는 수확하는 데 노동력이 가장 많이 든다. 기계나 로봇 수확에 대한 연구가 세계적으로 시도된 적이 있으나 과일이 물러 여전히 현장에 적용된 사례는 없는 실정이다. 타 분야, 특히 로봇 팔과 같은 분야의 기술이 더 발전하게 되면 영화 ‘가위손’과 같은 수준의 로봇 수확이 가능해지겠지만, 그전까지는 수확 작업차의 수준을 올려 작업의 편의성을 도모해 둘 필요가 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1990년대부터 작물의 생육과 수량을 예측하고 조절할 수 있는 생육모델을 다수 개발하여 이것을 농업인의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수단으로 이용해 왔다. 국내에서도 2010년대 중반부터 이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는데, 우리 환경과 기후에 맞는 생육모형과 이를 적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개발된다면 딸기 스마트팜 생산은 더욱 계획적이고 완전해질 것이다.

■정호정<농진청 원예원 시설원예연구소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