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훼, 농업 현장에 맞는 기술 필요
신화훼, 농업 현장에 맞는 기술 필요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3.08.29 19: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화훼류, 난방·관리비 적게 들어 생산비 ↓ 수익 ↑
번식·재배 등 현장 적합한 적정기술 개발돼야

전 세계가 극한 호우와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지금 우리 화훼산업은 ‘유가상승’, ‘기상이변’ 등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화훼농가의 꽃값 상승은 소비감소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 속에 기회가 있듯 화훼산업은 새로운 출구 전략을 찾아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실제 ‘코로나’ 팬데믹으로 벼랑 끝에 몰렸던 지난 몇 년 곳곳에서 희망의 불이 켜졌다. 남을 위한 소비가 아닌 ‘자신’과 ‘가족’을 위한 꽃 소비 캠페인, 팬데믹 이후 일상 회복에서 주목받은 꽃 활용 지역축제, 이런 현상을 보면서 ‘꽃을 보고 기르는 것은 마음을 기르는 일’이라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말씀이 다시 떠올랐다. 최근 우리나라의 꽃 소비는 기존의 대중적인 소재보다는 그린 인테리어, 반려식물, 기능성 식물, 정원식물 등 개성적인 소재와 식물에 얽힌 감성이나 이미지를 구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화훼농가들은 최근 소비 트렌드에 적합하고 생산비가 적게 드는 새로운 화훼로 품목을 전환하면서 어려운 환경에서도 소득을 올리고 있다. 

신화훼류는 난방비와 관리비가 적게 들어 생산비를 줄이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공급업체가 적고 묘목의 단가가 높을 뿐만 아니라 대량 증식기술과 국내 환경에 적합한 재배기술이 부족한 점이 농가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소득 작목으로 신화훼를 활용하고자 한다면 농업 현장에 적합하고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번식과 재배기술 확립이 선행돼야 한다. 절지나 분화식물로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호주원산의 아카시아는 종자를 열탕처리하면 발아율을 높일 수 있고, 겨울철 분화나 절화로 인기가 있지만 번식이 어려운 왁스플라워는 봄에 강전정(강한 가지치기) 후 생장하는 신초(새순)를 활용하여 삽목(뿌리내림) 후 발근촉진제를 뿌리면 생존율과 발근율을 높일 수 있다. 시중에서 구매할 수 있는 간단한 미스트 시설을 설치하는 것도 농업 현장에 적용 가능한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저온에서도 생육이 가능한 헬레보러스나 수국 등 품목을 선정하여 국제유가의 상승에 따른 에너지 비용 증가에 대응하고 꽃을 피우는데 저온이 필요한 식물들의 저온 요구를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이나 분화를 생산하기 위한 처리 방법 등 현장에 필요한 기술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 또한 해외의 화훼소비 트렌드를 분석하여 다양한 신화훼 품목들을 도입하여 국내에서 적응 가능성을 평가할 뿐만 아니라 관련 재배기술을 연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외에도 식용장미나 수국차와 같이 식용꽃이나 꽃차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들을 발굴하고 개발한다면 관상 위주의 꽃에서 보고 즐기고 맛보고 감동할 수 있는 화훼로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신화훼는 품목이 다양하고 재배 규모나 생산액이 크지 않아 개별농가나 지자체만으로는 관련 연구를 수행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화훼산업 발전과 화훼농가의 소득향상을 위해 국내 화훼산업을 총괄할 수 있는 공공기관에서 농업 현장에 적합한 적정기술을 개발하여 적용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꽃이 가진 치유 효과를 경험하였고, 이는 ‘나와 가족을 위한 꽃’, ‘반려식물’ 등 평범한 일상 속 꽃 이용문화로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 신화훼를 활용하는 것이 성장을 넘어 화훼산업이 국민 마음을 치유하는 복지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정현환<농진청 원예원 화훼과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