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대비한 거리 화단 조성의 중요성
침수 대비한 거리 화단 조성의 중요성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3.08.22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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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화단, 경관 향상·침수 대비 등으로 확산
다양한 환경요인에 내성 강한 식물소재 선발 필요

최근 장기간의 강우로 농경지와 주거지가 침수되거나, 시설물이 붕괴되고, 산사태와 하천이 범람하는 등 많은 재해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인명 피해뿐 아니라, 다양한 물적 피해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자연재해로 인한 우리나라의 재산피해액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온실가스 증가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는 등 기후변화로 인해 기상재해 발생 빈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경제적 손실 또한 크게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농산물, 초화류, 가로수 등 식물 관련 침수 피해 사례가 여럿 보고되고 있다. 토양 침수는 식물의 생육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땅이 침수되면 구조변화, 산소 결핍, 이산화탄소 축적으로 인한 식물 뿌리의 호흡 불량 피해가 나타난다. 식물의 지상부에서는 잎의 온도, 기공 전도도가 감소하고 광합성 능력이 떨어져 생육이 저하되거나 심하면 고사하는 수준의 피해가 발생한다. 

한편, 도시홍수와 비점오염원 관리를 위하여 최근 저영향개발(Low Impact Development; LID) 기법이 확산되고 있다. LID 시설은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등 불투수면이 많은 도시의 투수면을 확장시켜서 토양 내 빗물의 유입과 유출을 원활하게 해준다. 이는 토양 내 수분량의 변동 폭을 증가시키고, 오염물질 유입을 동반해 식물이 건전하게 생육하는 것을 방해한다. 따라서 다양한 침수 요인으로 부터 피해를 해소 또는 경감시킬 수 있는 관리 방법을 찾아야 한다. 

거리 화단은 도시의 경관 향상, 도시 환경 스트레스 개선 등 다양한 목적으로 최근 곳곳에서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상시 관리가 어렵고 다양한 환경 스트레스 요인들에 노출되어 있어 이에 대한 내성이 강한 식물 소재 선발이 필요다. 이에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기상재해에 대응한 식물 선발 기초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거리화단 식재 시 활용되고 있는 식물을 대상으로 침수 저항성을 평가하였다. 실험 결과, ‘둥글레’, ‘돌단풍’ 등은 뿌리 부분이 침수되어도 외관이나 생육에 변화가 보이지 않았다. ‘꽃잔디’, ‘톱풀’ 등은 뿌리의 생육이 다소 저하되었으나, 식물의 외관 변화는 발생하지 않았다. ‘감국’, ‘꿩의비름’ 등은 잎이 떨어지거나 갈변하는 등 외관 변화가 다소 나타났으나, 뿌리는 정상적으로 생육하였다. ‘구절초’, ‘에키네시아’ 등은 식물체는 완전히 고사하였으며, 뿌리는 생육이 저하되었으나 그래도 지속해서 생육했다. ‘눈개승마’ 등은 식물체와 뿌리가 완전히 고사하여 생육 회복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연구진은 이같이 5가지 유형으로 식물의 침수 피해를 구분하였다. 

거리 화단에서 경관은 매우 중요한 요소로 경관에 영향을 미치는 식물체의 외관 변화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가로화단에 식재할 식물을 고를 때는 ‘둥글레’, ‘돌단풍’, ‘꽃잔디’, ‘톱풀’ 등 침수 시에도 외관 변화가 없는 식물을 우선적으로 선정한 후 다른 요소들을 고려하여 최종 선발하는 것이 경관 향상, 관리의 용이성, 투여되는 비용 측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다. 농촌진흥청은 앞으로 식물 선발의 기준 설정을 위한 침수 저항성에 영향을 미치는 식물의 형태와 구조적 요인을 구명할 계획이다. 또한, 침수 외에 가뭄 등 다른 이상 기후 현상에 대응하는 식물 선정 연구도 추가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고바울<농진청 원예원 도시농업과 전문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