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APC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
스마트 APC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3.07.1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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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유통환경 급변 … APC 스마트화 요구
정책관계자·농협·유통전문가 등 협업 필요

최근 농산물의 유통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작은 면적의 농지에 많은 품목을 생산하는 우리나라 농업 실정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기호는 더 다양해졌다. 또한, 고품질의 친환경 농산물, 1인 가구를 위한 소포장, 밀키트 등 가공 농산물의 구매가 확대되었다.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라인 주문과 배송 서비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농산물 유통 채널도 다양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면 거래가 보편적으로 여겨졌던 농산물의 온라인 거래도 꾸준히 증가하고 농산물의 유통체계도 크게 변모하고 있다. 생산지에서 규격화된 농산물을 대량으로 거래하는 곳을 농산물산지유통센터, APC라고 부른다. 우리나라는 전국 558곳 APC에서 과일과 채소 등 약 260만 톤을 선별·포장하여 각 지역으로 출하하고 있다. 이는 전체 거래량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APC가 운영되며 농가에서 정성을 다해 키운 농산물의 손실률은 크게 줄어들었고 신선함을 유지하며 소비자의 식탁에 이르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선진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농산물 유통은 수확 후 손실률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이제는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여 농산물 유통의 핵심인 APC도 스마트화가 요구된다. 그럼 일반적인 APC와 스마트 APC의 차이는 무엇일까? 스마트 APC의 중요한 키워드는 정보화와 자동화에 있다. 즉 스마트 APC는 로봇·센서·통신 등 첨단기술을 이용하여 농산물의 저장·선별·포장 등 APC의 기능을 자동화하고, 디지털화한 정보를 바탕으로 농장에서 소비지까지 전후방 산업과 연계하는 첨단 산지 유통시설을 의미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초 산지 유통 거점화·규모화 등의 3대 전략을 통해 농산물 유통 구조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특히 2027년까지 농산물 주요 산지에 고객 맞춤형 상품을 생산하는 스마트 APC 100곳을 구축하기로 하였다. 이를 위해 주요 사과, 배, 감귤, 토마토, 파프리카, 수박, 참외, 양파, 마늘, 감자, 총 10품목을 대상으로 스마트 APC 표준모델을 우선적으로 수립하고 올해부터는 클라우드 기반의 ‘스마트 APC 통합지원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통하여 스마트 APC를 본격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정책에 맞춰 진정한 스마트 APC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신선도 유지라는 품목별 품질관리 공정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소비자가 느낄 수 있는 맛에 대한 품질 표준화, 등급화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하며, APC의 공정별 품질 모니터링, 품질제어 계측도 중요하게 살펴야 한다. 

스마트폰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를 생각해 보자. 비싼 기계의 다양한 데이터와 기능들을 이용하지 못하고 당시 우리는 전화와 문자만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데이터를 스마트폰을 통해 취급하는 시대로 발전하였다. 마찬가지로 인공지능 선별기와 로봇을 구축한 스마트 APC는 품질과 출하 시기 등 품목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축적하여 활발하게 활용될 것이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스마트폰과 같은 역할로 스마트 APC도 발전할 것으로 본다.

국민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 책무이며 국민의 건강과도 직결된다. 스마트 APC는 디지털 유통을 위한 구심점으로써 중요한 임무를 가졌다. 스마트 APC 정책을 위해서는 정책관계자, 농협과 유통 전문가, APC 실무자, 수확 후 관리 연구자 등 모두의 관심과 협업이 필요하다.

■박부희<농진청 원예원 저장유통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