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유통 시설 현대화 필요
화훼유통 시설 현대화 필요
  • 권성환
  • 승인 2023.07.1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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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노후화로 유통 과정 중 품질저하 빈번
“선진국 수준 물류체계 구축해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훼 공판장에 전국 각지에서 출하된 화훼들이 모여 있는 모습.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훼 공판장에 전국 각지에서 출하된 화훼들이 모여 있는 모습.

화훼 유통 시설의 현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농가에서 고품질 화훼를 출하해도 유통 과정 중 품질저하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화훼란 ‘관상용이 되는 모든 식물’을 총칭하는 만큼 말 그대로 외형적인 신선도가 매우 중요하다. 외형이 우수한 화훼가 가격도 잘 받는 만큼 농가들은 신선도 유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농가에서 고품질 화훼 생산에 노력을 기울이는 데 반해 유통 관련 시설이 낙후돼 품질 저하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온도에 민감한 화훼류는 습식·저온 시설의 중요성이 크지만 대부분의 화훼 공판장이 설립된 지 20~30년이 지나 노후 된 곳이 많다. 

주요 화훼 유통시장 설립연도를 살펴보면, 고양’88, 영남·aT양재’91, 부산경남’96, 부산’97, 광주’01 등이 있다. 그 중 aT양재 공판장은 전국 거래량의 56.8%, 고양 15.4%, 부산 9.1% 등을 차지하고 있지만 시설의 노후화로 품질 저하가 빈번해 농가들의 개선의 목소리가 높다.

aT 양재공판장에 출하하는 한 농민은 “화훼농업인들이 고품질 화훼를 생산해 공판장에 출하하면, 공판장에서는 품질 유지를 통한 수급 조절 기능을 해줘야 한다”며 “공판장 내에 이런 기능이 강화되면 연중 일정한 경매가가 형성돼 농업인의 소득 안정화를 꾀하고, 소비자들에게는 고품질 화훼를 언제 어디서나 비슷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인식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 김윤식 회장은 “개별 농가 차원에서 저온 차량 등을 활용해 공판장에 갈때까지는 꽃이 싱싱한 데 중매인들에게 넘어가면 품질이 저하되는 경우가 잦다”며 “공판장 내부 시설의 노후화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이어 “화훼선진국 네덜란드·일본 등의 경우 공영시장 시설 전체를 20도이하의 저온으로 관리하고, 하차 한 꽃은 즉시 저온저장고에 보관하는 등을 실시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화훼 유통 시장도 이처럼 선진국 수준의 물류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화훼농협 탁석오 이사는 “현지에서 아무리 저온저장을 하고, 냉장차에 실어보내도 유통 시장의 환경이 노후화 되어 있다 보니 품질 저하가 빈번하다”며 “공영시장 등 유통 시장의 현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T 관계자는 “품질 저하 방지를 위한 공판장 내 습식·저온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만, 시설이 노후화 되는 등 애로사항이 많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아예 시설을 새로 짓는 것인데 관련 부처의 승인 절차가 복잡하고 막대한 자금이 소요돼 당장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 추진 중에 있는데, aT 자체 예산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워 정부 관계자들과 협조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