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과수산업 현황과 방향
저탄소 과수산업 현황과 방향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3.07.1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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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재배 전과정서 탄소흡수·배출 분석 필요
자발적감축·외부사업, 소규모 과수농가 적합성 평가 이뤄져야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018년 총회에서 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제한하지 않으면 생물다양성, 건강, 식량안보 측면에서 매우 심각한 위험이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국제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논의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2050 국가 탄소중립 시나리오’,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발표(2021.11)한 데 이어 ‘2050 농식품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우리나라 농업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은 우리나라 전체 배출량의 약 3.1%에 해당하며 주 배출원은 벼 재배, 농경지, 가축 장내 발표, 가축분뇨 처리, 농기계, 난방, 작물 잔사(잔재) 소각 등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각 배출원별 배출량 산정, 배출량 감축을 위한 기술 개발을 우선적으로 진행해 왔으며, 최근에는 흡수원 확보를 위한 연구 확대 추진하고 있다.

과수는 농업 분야에서도 주 배출원이 아니므로 배출량 산정 등에 관한 연구가 미흡한 상태이나 2006 IPCC지침서에서 다년생 작목이 탄소 축적원으로 인정받아 덴마크, 독일 등 일부 국가들은 다년생 작물에 대한 탄소 축적량을 산정하여 국가보고서로 제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과수작물에 대한 흡수계수, 수령별 재배면적 등 통계자료의 부재 등으로 국가보고서에는 반영되지 않고 있으며 산림이 우리나라 유일한 흡수원으로 국가보고서에 반영되고 있다. 

과수산업이 농업 부분에 있어 주 배출원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우리나라가 2050 탄소중립에 동참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농업인, 연구자, 정책 결정자들은 어떤 형태로 탄소중립에 참여할 수 있을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정확한 분석이다. 과수 재배 전 과정에 걸쳐 어느 단계에서 어느 정도의 탄소가 흡수 혹은 배출되는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IPCC에서는 온대과수에 적용할 수 있는 기본 흡수·배출 계수, 이를 이용한 국가 전체 배출량을 산정하는 방법에 대해 가이드 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각 나라에 적합한 계수 개발과 산정방식을 통해 더욱 정밀한 산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도 2023년부터 사과, 감귤을 대상으로 흡수·배출량 산정을 위한 과제를 시작했다. 앞으로는 분석 결과를 토대로 배출원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가 이뤄져야 하며, 흡수량을 최대화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바이오매스(Biomass)와 숯(Charcoal)의 합성어인 바이오차(Bio-char)는 국내외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탄소 저장 효과가 검증됐다. 효율적인 바이오차 원료와 제조 방법의 표준화, 뿌리는 방법 등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과수에서도 가지치기한 가지를 이용한 바이오차 활용 방안, 바이오차 뿌림에 따른 토양 물리성 개량, 과실품질 향상 효과 등을 검토해야 한다. 

또, 중요한 것은 농업인의 탄소중립에 대한 관심과 실천이다. 농식품부는 저탄소 농산물 인증제, 농업·농촌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사업(자발적 감축사업), 농업 부문 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외부사업)을 통해 저탄소 실천 농가를 지원하고 있으나 자발적 감축 사업과 외부사업이 경영규모가 작은 우리나라 과수농가에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필요하다.
멀리 보면 온실가스 감축 재배법을 실천하는 농가에게는 소득 감소나 추가되는 비용에 대해 지원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과제는 국가, 직업 분야, 남녀노소 구분 없이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함께 행동해야 할 막중한 과제이다. 내일부터가 아닌 오늘부터 당장 고민하고 작은 것부터 실천해 보도록 하자.

■한점화<농진청 원예원 과수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