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변화와 사과 병해충 방제
기상변화와 사과 병해충 방제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3.06.2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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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로 인한 병해충 발생 많아져
시기적절한 방제·작물보호제 선택해야

기후변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기상청의 2021년도 기후변화 영향조사 보고서 등에 의하면, 최근(1991~2020년) 연평균 기온이 과거(1912~1940년)보다 1.6℃ 상승하여 폭염․열대야 일수 등 더위 관련 극한기후지수가 뚜렷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은 20일 길어지고, 겨울은 22일 짧아져서 봄과 여름 시작일은 각각 17일, 11일 앞당겨졌다. 최근에는 폭염, 열대야, 가뭄, 홍수와 같은 극한 기상현상이 더욱 빈번하고 강하게 발생하고 있어 사과를 포함한 농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올해는 3월에 따뜻한 날이 많다가 3월 말부터 4월 초 기온이 떨어지며 피해를 본 농가가 여럿 있다. 일부 지역에는 우박이 내리기도 했다. 이러한 기상변화는 사과 병해충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병해충을 효과적으로 방제를 할 수 있을까?

우선, 과거 날씨를 돌아보자. 지난해 5월은 가뭄이 심했다. 지역에 따라 지난해 5월은 강우일수가 1일, 많으면 5일 정도였다. 이런 날씨는 초기 병 피해는 적지만, 응애류 같은 작은 해충이 많이 발생한다. 6월부터는 강우 일수가 증가했는데, 6월은 평균 10여 일, 7월 12~15일, 8월은 가장 많은 22일 정도 비가 내려 방제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 지난해 병해충 발생이 많았다고 해서 올해까지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이러한 날씨의 영향은 이듬해까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응애류는 방제가 충분히 안 된 상태로 겨울을 나면 월동하는 양(밀도)이 많아져 이른 봄부터 발생이 늘어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병해충 생태를 이해해야 한다. 최근 3월 초 온도가 높다가 개화기 저온과 일교차가 크고, 이어서 약 1주일 간격으로 약한 비가 내리고 있다. 온도가 높다가 낮아지면 병해충이 줄어들까? 그렇지 않다. 사과꽃은 온도가 높으면 꽃을 빨리 피웠다가 저온을 만나면 피는 속도가 늦어진다. 이처럼 병해충도 발육이 빨라지다 저온을 만나면 발육이 늦어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올해 4월 상순 개화 예측이 약간 늦어졌지만 평년보다는 빠른 개화를 보였다. 병해충 방제도 이에 맞춰 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3월은 따뜻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나무좀류의 활동이 있었고, 개화기 직후 온도가 상승하면서 피해를 받은 농가도 일부 있었다. 

끝으로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병해충 예찰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아직 사과 잎에 병증은 많이 보이지 않지만, 가지의 부란병과 같은 병해와 일찍 활동을 시작한 응애류를 포함하여 사과면충 등 사과나무 아랫부분 잎이나 지난해 발생한 부위 등을 잘 살펴보고 방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또한 나방류, 노린재류 등의 예찰용 트랩도 적극 활용해 해충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때에 방제에 나서야 할 것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사과 병해충 최초 발생 시기와 발생 정도를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이다. 다만 기상변화의 폭이 크면 해마다 발생하는 병해충 종마다 상황이 달라져 방제의 어려움이 커진다.

그러므로 우리는 더욱더 철저한 예찰로 적절한 방제 수단과 시기를 확인해야 한다. 해충은 트랩(덫)을 이용하여 조금 일찍 발생상황을 볼 수 있는데 이에 맞춰 방제 시기를 확정해야 한다. 병 역시 개화 상황과 강우 상황에 따라 적절한 방제 시기와 작물보호제를 선택해야 한다.

■조영식<농진청 원예원 사과연구소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