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진화와 기후변화
인류의 진화와 기후변화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3.06.0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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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다양성 감소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
전문 연구인력 협력체계 구축해 대응해 나가야

인류는 개체 사이의 동맹과 협력에 의존하며 생존해 왔다. 에드워드 윌슨의 ‘지구의 정복자’라는 책에 따르면, 개체수준의 선택과 집단수준의 선택이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진사회성으로 진화’해 왔다고 기술한다. 진사회성 진화란 무엇을 말할까? 이는 집단의 형성, 집단을 치밀하게 만드는 최소한이자 필수적인 형질 조합의 출현, 집단의 지속성을 빚어내는 돌연변이의 출현, 집단 구성원들의 상호작용에서 나온 형질들이 집단을 통해 다듬어지는 것 등을 의미한다.

농경생활은 인류가 만들어낸 집단의 한 형태이다. 농경생활이 발달하면서 식량 공급량은 획기적으로 늘어났고 이와 더불어 해당 지역의 인구밀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농경지의 확산으로 자연환경의 대부분은 극도로 단순해진 생태계로 바뀌어 왔다. 눈에 띄는 것은 야생 생태계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진 지역마다 생물 다양성이 줄어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변화는 인류가 형성한 생태계와 인류와 다른 생물종들이 충분한 시공간적인 공감을 가지고 함께 진화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인류의 선택압에 짓눌려 생물 다양성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인류는 집단생활 유지를 위해 태양과 화석 연료의 에너지를 다스렸다. 또한, 육지의 거대한 물줄기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돌렸으며 바다를 산성화했고 대기를 치명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상태로 바꾸기도 했다. 기후변화에 의해 이산화탄소와 질소 퇴적물은 증가하였고, 대기 온도도 상승하였다. 국지적 폭우를 동반한 강우량의 변동은 서식지의 변화를 가져와 생태계 구조와 구성요인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더불어 국가 간 침입생물종이 발생하고, 환경오염, 인구과잉, 과 수확 등과 같은 여러 변화가 생겨났다. 

기후변화에 대한 불확실한 상황은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불안감 자체를 회피하기 위해 인간은 최소한의 결과를 받아들이려는 경향이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불확실성의 상당 부분은 인간이 투여하는 에너지에 의해서 결정되므로 인간 통제 밖의 시스템이 아니라 인간 행동에 의한 결과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집단적으로 지구환경을 보호하는 데 소홀했다. 앞으로는 보다 구체적이고 정확한 질문을 던져야 하며 인류와 자연의 진화 과정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찾아야만 한다. 인류를 포함한 생물체의 존속 여부를 좌우하는 상호의존성, 재생, 협력, 유연성, 다양성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의 결과로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해가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우리가 원하고 우리가 보고 싶은 미래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지금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지를 깊이 있게 고민하고 행동해야 한다. 가까운 미래와 먼 미래를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이것을 판단할 수 있는 정의와 기준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농촌진흥청은 현재 우리나라의 과거, 현재, 미래 기상자료를 바탕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국내 해충 생활사의 변화와 침입 가능성이 있는 외래해충의 확산 가능성을 예측하기 위한 자료 수집과 모델 개발에 힘쓰고 있다. 주요 연구기관에서도 공간지리정보시스템을 이용하여 기상, 식물, 국내 해충의 분산 가능지역에 대한 예측 모델, 피해 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의 전문성을 높이고 전문 연구 인력의 협력 체계를 구축해 미래 농업에 더 유연하게 대응해나갈 계획이다.

■안정준<농진청 원예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