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연중 수출을 위한 수확 후 관리
양파 연중 수출을 위한 수확 후 관리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3.04.19 10: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산양파 해외서 싼 양파로 인식 … 품위 제고 필요
수출용 양파 수확 후 관리 기술 뒷받침돼야

양파는 배추 다음으로 생산량이 많은 중요한 채소이나 작황에 따라서 가격변동이 심하다. 2019년과 2021년처럼 150만 톤 이상 생산된 때에는 수출 요구가 매우 높았다. 문제는 과잉 생산으로 추진하는 수출이 주로 6~8월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이렇다 보니 가격이 낮고, 품질관리도 미흡해 수출국에서 한국산 양파의 상품성은 그리 높지 않다. 그리고 국내 생산량이 많아 가격이 폭락할 때는 적극적으로 수출에 응하나, 국내 가격이 좋으면 바이어의 요구에도 수출을 외면하면서 구매자와의 장기적인 신뢰 구축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에서 유통하는 양파는 5~6월에 수확한 것을 이듬해 3~4월까지 장기간 저장하면서 공급한다. 이렇게 보면 우리의 양파 저장기술은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수출은 주로 6월 수확한 햇양파를 단기간 내에 내보내다 보니 해외시장에서 가격이 싼 양파로 인식되고 있어 한국산 양파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 필요하다. 양파 가격이 크게 하락한 작년 3~4월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조생종 양파를 싱가포르에 수출한 적이 있다.

그동안 조생종은 쉽게 물러진다는 인식으로 수출하지 않다 보니 수출 현장에서는 양파 품질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조생종 양파를 1주 큐어링(예건)하고, 흡습지를 사용하여 팔레트 적재한 뒤 1℃로 수송하는 수확 후 관리를 적용하자, 수출국 현지에서 품질 문제없이 소매 판매 되어 지속적인 수출 요구가 있었다. 덕분에 조생종에 이어 중장기 저장 양파까지 수월하게 수출했다. 이처럼 양파 특성에 맞게 수확 후 관리 기술을 적용하면 동남아지역에 충분히 선박 수출이 가능하다. 

그동안 양파는 수출 시 큐어링과 선별이 부족한 채 그물망에 포장하여 컨테이너에 대량 적재하고 수송환경도 적합하지 않을 때가 있었다. 이에 수출국 도착 후 물러짐과 부패 등 품질변화가 빠르게 나타나며, 수출시장에서 한국산 양파의 위상은 높은 국가 브랜드와는 달리 낮은 실정이었다. 

우리 양파가 수출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게 하려면 가격이 싼 중국산과 경쟁에서 벗어나 미국, 호주, 뉴질랜드와 같이 수확 후 관리를 적용하여 품위를 높이는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산 양파는 매운맛이 있으면서 당도가 높아 해외시장에서 선호하는 소비층이 있다. 수확 후 관리를 적용하여 양파 수출 시기를 확대한다면 연중 수급 안정뿐만 아니라 수출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조생종, 중만생종 햇양파, 중장기 저장 양파가 연중 수출되도록 하려면 양파 수출용 수확후관리 기술 보급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생산자, 수출업체, 연구기관이 참여하여 양파 특성, 수출환경에 적합한 선도유지 기술을 수출 현장에 투입하는 실증연구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저장 양파 수출은 기존 그물망 포장 시 수송 중에 눌릴 수 있어 통기성과 견고성이 좋은 포장 상자를 선발하여 적용해야 한다. 이때 비용 증가를 우려할 수 있지만, 양파 손실을 감소하고 상품성 개선하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수출작업의 효율성과 품질을 고려한 방법으로 한국산 양파 품질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유도해야 할 것이다. 

한국 양파가 수출시장에서 저급 농산물로 취급받지 않고, 우수한 품질의 양파로 인식되게 하려면 수출에 맞는 품종, 재배, 수확 후 관리 기술을 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노력은 수출시장에서 한국산 양파의 위상을 변화시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며, 국내 양파 산업 활성화에도 보탬이 될 것이다.

■김지강<농진청 원예원 파속채소연구소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