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지신 정신으로 버섯산업 미래 대비
온고지신 정신으로 버섯산업 미래 대비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3.03.15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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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산업, 전통농업 대체할 스마트농업 전환 필요
균사체 활용 친환경산업 신소재 개발 등 기술 개발에 무게둬야

우리나라 버섯 연구는 1960년대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양송이버섯 종균을 도입해 시험 재배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재배기술 보급과 근대적인 재배, 가공시설 확장 지원사업으로 국내 재배기술과 수출은 크게 성장했다. 덕분에 1970년대 양송이 수출산업의 경우, 우리나라 수출 농산물의 주역을 담당할 정도로 황금기를 맞았다.

1980년대 버섯산업은 해마다 10% 이상씩 고도 성장하는 블루오션 작목이 됐다. 버섯산업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버섯이 재배되고 품목 수가 증가하였는데 표고, 여름느타리, 영지, 잎새버섯, 팽이버섯, 만가닥버섯, 버들송이, 느타리 등의 품종이 육성 보급되었다.

특히, 1989년 농촌진흥청에서는 국내 최초로 원형질체융합에 의한 느타리 품종인 ‘원형느타리’를 개발했다. 그 당시 느타리 재배 농가의 95% 이상이 이 원형느타리 품종을 재배하였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이 품종은 기존 버섯 갓 위주의 품질을 대 위주의 품질로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1990년대에는 병 재배에 관한 기초 기술이 확립되면서 팽이를 비롯한 다양한 버섯의 병 재배기술이 개발·보급되었다.

1997년 액체 종균을 이용한 종균 제조나 종균 접종 기술 개발은 팽이버섯과 큰느타리버섯(새송이)의 생산 규모를 크게 향상시켰다. 2000년대에는 버섯재배 자동화와 수출 시대였다. 팽이, 큰느타리(새송이) 버섯은 액체종균을 이용한 재배시설 자동화를 통해 일 년 내내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고, 미국, 호주 등 30여 나라에 수출됐다. 2010년대 이후에는 로열티 절감을 위한 팽이, 양송이버섯 등의 품종 개발로 국산 품종 보급률이 크게 향상했다.

특히 양송이버섯 국산화율은 2010년 4%에서 2022년 현재 70.5%로 비약적으로 증가해 버섯 재배 농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하지만, 2010년 이후로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버섯 수요는 줄어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버섯 산업이 갖가지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는 것이다. 팽이버섯은 식중독균인 리스테리아균 검출로 수출이 감소하였고, 원재료 가격 폭등, 수급 불안, 인건비 상승, 완성형 배지의 수입 증가가 심화하고 있다.

이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버섯과를 비롯한 각계 버섯산업 종사자들은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리스테리아 문제는 병리학 전문가들과 함께 팽이버섯 농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방제 방법을 강화해 나가고 있고, 버섯배지는 새로운 원료 발굴과 원료 재활용 등 다방면의 방안을 마련코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수입 완성형배지 대체를 위한 국산 완성형배지 기반시설 구축과 품종 개발도 진행 중이다.

앞으로 버섯산업은 전통농업을 대체할 스마트농업으로의 전환,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육종 기술, 버섯 균사체를 활용한 친환경 산업 신소재 개발 등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기술 개발에 무게를 둬야 한다.

이런 때일수록 온고지신(溫故知新,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 새로운 것을 안다)하고 농업계와 학계 등 관련인들과 힘을 모아 버섯산업의 돌파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버섯 연구, 재배에 대한 열정이 우리나라 버섯산업의 새로운 도약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이종원<농진청 원예원 버섯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