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 농가의 피할 수 없는 기계화·로봇화
과수 농가의 피할 수 없는 기계화·로봇화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3.02.08 10: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령화로 인한 농업용 로봇 필요성 점차 커져
기계·무인·자동화 할 수 있는 재배·관리 시스템 필요

우리나라 과수 대표작목은 사과이다. 2020년 농림축산식품 주요통계 자료를 보면 농림업 생산액 약 52조 원 중 과수는 4조 5천억 원으로 약 9%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사과 생산액은 1조 1천억 원이며, 재배면적은 2021년 34,359ha, 재배 농가 호수는 41,397호로 나타났다. 

한편, 농촌경제연구원은 2018년 238.2만 명이었던 우리나라 농가 인구가 2028년에는 191.2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했다. 또한, 65세 농가 인구 비율은 2018년 42.9%였지만 2028년에는 52.3% 정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과수 농가의 고령화는 우리나라 과수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데 있어 매우 큰 제한요소가 되고 있다. 

사과 생산에 있어서 10a당 노동력 투입시간을 비교해보면, 우리나라는 약 151시간이 소요된다. 정지 전정·가지 유인 등 수체(나무) 관리에 약 33.9시간, 꽃솎기·인공수정 등 착과 관리에 30.6시간, 병·해충 방제에 8.4시간을 투입하고 나머지 시간은 비료주기, 수확, 선별 등에 소요된다. 미국은 수확을 제외한 노동력 투입시간이 약 80시간으로 우리나라보다 적은 것이 사실이다. 우리의 과수 가격 경쟁력은 일본보다는 낮은 가격이지만 미국 대비 2.5배, 중국 대비 1.4배 높은 실정으로 가격 측면만 고려하더라도 다소 떨어진다.

그러므로 고령화로 인한 농업생산력의 저하와 부족한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농업용 로봇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농기계의 지능화와 자율화가 시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과 재배 전 주기 과정을 기계화·자동화·정보화 설비를 활용하여 재배환경과 생육상태를 진단하고, 과수원 관리 과정을 기계화·무인화·자동화할 수 있는 혁신적 재배·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자율주행형 고속분무기와 무인 농약살포 장치, 트랙터의 무인 자율주행 시스템 구축, 기계 적화(꽃솎기) 고도화 시스템, 농자재의 기계화·무인화 및 고도화를 위한 보조기술개발, 사과원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저가형 다목적 운반 로봇개발이 그 대표적 예이다. 적화, 수확 등 정밀하고 전문성이 필요한 작업을 드론과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 연구개발을 통해 무인화를 실현한다면 인력을 대체하는 좋은 예가 될 것이다. 

그러나 과원 기계화 확대를 위해서는 이에 알맞은 수형과 과원 설계 등 과원 시스템이 먼저 구축돼야 한다. 해외에서 과원 기계화 사례는 많으나 국내의 과원 조건에서는 작업 범위가 다르거나 조작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새로운 과원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미국의 농업·과수용 로봇은 초대 규모로 대량 생산에 맞춘 로봇 제품으로 개발되어 운용되고 있으나, 이러한 제품은 한국의 소형 농업·과수 규모에는 적합하지 않아 우리 규모에 적합한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 여기에 운용자인 고령자도 쉽게 운용 가능하며 다양한 편이성을 주는 로봇 제품이면 더 좋을 것이다. 농작업 시간과 인력은 더 줄이면서 작업자 안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과 기기 개발은 우리나라 과수 산업이 세계적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가 되었다.

과수 농가의 기계화, 로봇화는 농산물 생산과 저장, 가공, 유통, 농촌 삶의 질 향상을 포함한 혁신적 농업 형태로 이어져 농가 인구 변화, 노동력 변화, 이상기후, 생산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방안이 될 것이다.

■양상진<농진청 원예원 사과연구소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