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산업 경쟁력 향상, 소비 확대부터
마 산업 경쟁력 향상, 소비 확대부터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3.01.18 10: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토양에 따라 지하부인 괴경 형태 잘 바뀌어
균일한 품질 생산 위한 품종개발·재배법 연구 선행돼야

학창 시절 한 번쯤 들어보았던 ‘서동요’. ‘마를 파는 소년의 노래’라는 뜻의 이 향가는 훗날 백제 무왕이 된 서동(薯童)이 신라의 선화공주를 얻기 위해 아이들에게 마를 나눠주며 부른 노래이다. 역사에 등장하듯 마는 예전부터 접하기 쉬운 작물이었지만 먹거리가 풍부해지면서 언제부턴가 쉽게 접할 수 없게 되었다. 

마는 지난 10년간 약 630ha 정도의 재배면적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도매가격이 일정 수준에서 변동 없는 품목으로 안정적인 소비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안정적인 시장이라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신시장의 개척이나 활용 다양성이 요구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안동마’라는 브랜드로 작목의 인지도나 신뢰성은 대체로 높은 편이지만 신규 소비층에게는 ‘마’라는 작목 자체가 생소한 편이기도 하다. 

신규 시장 개척과 소비 확대를 위한 선행 조건은 균일한 품질의 원료 생산이다. 마는 토양에 따라 지하부인 괴경(덩이줄기)의 형태가 잘 바뀐다. 게다가 현재 농가에서는 거의 재래종을 재배하고 있기 때문에 품질이 고르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다. 마 가격은 무게나 크기뿐만 아니라 곧게 쭉 뻗은 형태가 차지하는 비중이 꽤 크다. 생산자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고른 품질의 마는 가격적 그리고 이용적인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균일한 품질의 마를 생산할 수 있도록 품종 개발과 재배법 개선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마는 산약(山藥)이라 하여 한약재로 주로 사용되었지만 최근에는 생식, 분말 등 식품으로 더 많이 이용되고 있다. 마는 분말과 같은 일차 가공식품을 넘어 최근 새로운 식품으로 분류되는 간편식제품, 케어푸드(고령친화식품, 기능성식품 등) 등에 적용하기 좋다. 오래전부터 이용돼 향과 맛이 강하지 않아 다른 재료와도 잘 섞이며 소화불량이나 위장장애, 당뇨병 예방 효능도 있다.

우리나라와 같은 종(種)의 마를 재배하는 일본의 경우, 괴경 형태에 따라 약 20여 종의 품종이 개발돼 판매되고 있다. 이용 또한 다양하다. 우리나라와 같이 마를 특산품으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근채류(뿌리채소류)와 같이 절임 등의 반찬이나 밥에 넣어 먹기도 하고 간편식품, 스낵, 술, 음료 등 식품 원료로도 이용한다. 

마를 활용한 제품군도 각양각색이다. 마의 디오스게닌(Diosgenin) 성분은 알츠하이머의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Amyloid)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를 이용하여 고령층을 대상으로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또한 ‘엽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점을 이용하여 임산부 대상으로 한 제품도 개발되었다.

참고로 엽산은 세포의 증식이나 분열, 태아 발육에 필요한 영양소이다. 그 외 다이어트 보조 식품, 영양 보충제, 화장품 등 다양한 고객층을 위한 제품군이 형성되어 있고 홍보를 통해 판매를 촉진하고 있다. 

우리 역시 균일한 품질의 생식용 마를 생산하는 것과 더불어, 한약재와 단순 가공 제품 등 소비 확대와 부가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제품군 발굴이 필요하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마의 소비 확대를 위해 품종 육성부터 이용 연구까지 지속적으로 힘쓸 계획이다. 산업의 경쟁력은 결국 소비에서 비롯된다. 안정된 시장을 넘어 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될 수 있도록 각계각층의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유진<농진청 원예원 인삼과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