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 녹화, 도시정원의 가치 높이는 관상원예식물
경관 녹화, 도시정원의 가치 높이는 관상원예식물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2.12.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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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원식물 관심 높아 … 안정감·쾌적함 주는 공간 늘어
최근 생활 기조 탈물질 주의로 변화돼

무채색 계절, 집 안팎을 환하게 밝혀주는 초록 식물들이 고맙다. 해가 바뀌고 계절이 변해도 자연과 식물이 주는 감동은 변하지 않는다. 요즘에는 도심 곳곳에 크고 작은 공원과 정원이 많아져 자연을 가까이에서 쉽게 느낄 수 있다.

최근에는 아파트와 도심 근교의 전원주택, 그리고 도시재생 지역의 노후화된 단독주택 단지까지 꽃과 나무를 심어 산책과 운동을 통해 마음의 안정감과 쾌적함을 주는 공간이 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적인 여가 활동을 즐기는 추세도 확산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정원박람회, 꽃박람회를 보고 집 앞 정원을 직접 한 번 꾸며볼까 하는 마음으로 시민정원사나 도시농업관리사 등의 교육프로그램을 찾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 

세계 정원 산업 매출은 240조 원을 넘어섰고 매년 10%씩 성장하고 있다. 국내시장은 1조 5천억 원 규모로 아직은 세계 수준의 0.6% 정도이지만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따라 성장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정원 산업 중 식물 소재가 차지하는 비율은 67.8%이다. 국내 정원식물 신품종 수입이 5년 전에 비해 61%가 증가되었다는 것은 새로운 식물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도시의 녹지를 확대하기 위해 진행한 가로녹화, 도시공원, 옥상녹화 등의 제도와 지원사업은 도시농업공원, 국가정원, 치유정원 등 녹색의 가치를 높이는 사업들로 변화하고 있다. 사업 이름은 조금씩 바뀌었지만 녹색 가치의 시작점인 식물 소재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옥상정원으로 이름을 바꾼 지자체사업 대상지 관상식물을 조사해본 결과 관목은 산철쭉이 가장 면적이 넓었으며, 이어 화살나무, 회양목, 수수꽃다리, 영산홍 순으로 나타났다. 초본은 잔디 식재가 가장 많았으며, 이어 벌개비취, 구절초, 비비추, 돌나물, 두메부추, 기린초, 꽃잔디 순으로 사계절 관상을 위한 식물 설계는 다소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래 정원(Garden)을 의미하는 ‘Garda’라는 고트어는 풀과 꽃, 과일나무 등을 아름답게 조성하고 음악을 듣거나, 독서, 산책 등 편안하게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장소이다.

정원은 울타리 내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원예에서 시작된 농업의 한 분야이다. 동양적 의미의 정원은 일정하게 구획된 빈 땅에 약간의 초화와 유실수를 심고 채원을 만들어 여유 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서민들의 바람에서 출발한 장소로 집에 딸린 마당과 텃밭을 공통적으로 의미한다.

최근의 생활 기조는 `물질주의적 가치'에서 점차 미적 관심이나 지적 관심, 혹은 사회적 귀속감의 충족, 그리고 사회적 다양성의 존중과 같은 `탈물질주의적 생활관'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에 따라 정원도 채소, 꽃, 과일, 수목 재배로 개인의 감정과 마음 치유, 공동체의 복지와 건강을 위한 공간이 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새로운 분야인, 꽃과 함께 생활하는 것은 야생적이고 길들여지지 않은 자연(nature)과 인간의 통제로 이루어지는 문화(culture)의 중간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인간 환경뿐만 아니라 인격적 조건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  

아무쪼록 도시의 정원이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한 일을 하며,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공동체에 맞춰 꾸며지길 기대한다. 또한, 이들 공동체에 맞춘 다양한 관상용 원예식물을 만나볼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한승원<농진청 원예원 도시농업과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