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농산물 생산은 스마트 토양 정밀 관리로
고품질 농산물 생산은 스마트 토양 정밀 관리로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2.12.07 10: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토양에 작물재배하는 경우 정밀농업 어려워
센서기술·인공지능 구축해 토양 정밀 관리돼야

멜론은 과거에는 재배하는 곳이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재배 면적이 크게 늘어난 작목이다. 1990년대 농산물 수출이 시작되면서 국내산 멜론은 일본 수출길에 오른다. 당시 일본에서 생산되는 멜론은 우리 멜론보다 몇십 배 높은 가격을 받았다. 이 멜론은 일본의 시즈오카현에서 생산된 것으로 우리나라 가격으로 20~30만 원대에서 유통됐다. 이에 농가와 수출업계 관계자들은 우리나라 멜론도 일본 시즈오카 산 멜론처럼 고급 과일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일본 멜론 벤치마킹에 나섰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유가 여럿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시즈오카 멜론 농가들의 노력은 보지 않고 가격만 따라잡으려 했기 때문이다. 

시즈오카 지역의 멜론은 재배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광 투과성이 좋은 유리온실에서 재배하였으며, 뿌리의 뻗어나감을 제한하는 격리된 재배상자에서 멜론 생산에 필요한 만큼의 양분과 수분을 공급하는 정밀농업을 실천했다. 이처럼 멜론 생산 농가의 자부심과 소비자 인정한 가치로 이루어진 것이 시즈오카 산 멜론의 명성이었다. 

최근 우리나라는 스마트팜과 디지털 농업으로 새로운 농업 혁신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식물이 자라는 전체 환경과 상태를 파악하고, 자동화를 통해 누구나 쉽게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도록 하는 것이다. 식물 재배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뿌리가 자라는 환경(근권 환경)이다. 작물은 토양에서 재배할 수도 있지만 배지나 물을 이용해서 재배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수경재배 농가의 대부분은 기상환경과 식물체 생육 속도에 따라 센서를 이용한 스마트 기술을 이용, 필요한 수분과 양분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정밀농업을 실현하고 있다. 그런데 토양에 작물을 재배하는 경우에는 정밀농업이 쉽지 않다. 토양의 종류에 따라 물을 머금는 정도가 다르고, 물을 주었을 때 물의 퍼짐이나 이동속도, 작물의 뿌리가 분포하는 위치, 생육상(영양생장, 생식생장)에 따라 물과 양분을 공급하는 방법을 달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작물을 아주 잘 재배하는 농부는 본인이 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토양에 대해서 이러한 특성을 알고 수분과 양분을 적절하게 관리하여 고품질 농산물을 수확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농가는 선도농가의 농법을 따라하면서도 많은 부분을 제대로 적용하지 못해 어떤 해는 농사가 잘 되고, 어떤 해는 농사가 잘 되지 않는 등 균일한 생산성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농업 관련 연구자는 토양 분석에 근거한 시비량 기준을 만들고, 양분과 물 공급 방법을 개발하는 한편, 교육 등을 통한 현장 보급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최근에는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과학적인 데이터에 근거하여 작물을 관리하고 자동화하는 디지털 농업 연구가 한창이다. 그렇지만 땅속을 눈으로 볼 수 없는 토양 특성으로 인하여 완벽하게 관리하는 것은 아직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다. 빠르게 발전되고 있는 센서 기술과 인공지능을 완벽하게 구축하여 기상환경뿐만 아니라 식물 뿌리가 자라는 토양도 정밀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이는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농가 소득을 높이는 데 보탬이 될 것이다.

■신정호<농진청 원예원 원예특작환경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