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키위 생산, 건물함량에 주목해야
우수한 키위 생산, 건물함량에 주목해야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2.10.2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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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위 건물함량 높을수록 당·전분 등 풍부
생산단체부터 일정 기준 가져 품질 편차 줄여야

우리나라의 키위 유통 시기는 크게 두 가지로 구별한다. 10월 이후 생산되어 이듬해 3~4월까지 유통되는 국내산 유통 시기와 4월부터 9월까지 유통되는 남반구 뉴질랜드 수입 키위의 유통 시기다. 우리는 이렇게 연중 키위를 맛볼 수 있다. 일 년 내내 유통되는 키위의 맛은 어떨까? 다르게 말하자면 여름에 맛보는 수입 키위의 품질과 겨울에 맛보는 국내산 키위의 품질이 과연 비슷한가라는 질문이다. 아마 아니라는 의견이 많을 것이다.

과일의 품질이라는 것은 그 과일 고유의 성질을 의미한다. 그 고유의 성질이 잘 나타날수록 품질이 좋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의 소비자가 생각하는 키위의 품질은 맛이며 그중에서도 단맛이 맛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농촌진흥청 농산업경영과에서 분석한 키위 소비정보를 참고하면 이미 국내 소비자는 연령, 성별과 무관하게 단맛이 높은 키위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선별, 포장, 유통 과정이 상향된 시점에서 품질이 좋은 키위는 단맛이 높은 키위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정도다.

여전히 국내산보다 수입 키위에 대한 인식이 월등히 긍정적이다. 국내산 키위 유통이 조금 더 활기를 찾기 위해서는 품질을 상향시켜야 한다. 그중 한 방편으로 수확 적기 판단을 위한 ‘건물함량’ 조사를 강조하고자 한다. 건물함량은 식물에서 수분을 제외한 나머지를 의미한다. 즉, 건물함량이 높을수록 수분 이외의 당, 전분, 미네랄 등이 많다. 키위에서 건물함량은 대부분 전분과 가용성 당으로 이루어진다. 전분은 후숙 과정에서 당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건물함량이 높다는 것은 당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당도 과실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이 건물함량이 가장 높을 때 수확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정용 식품건조기나 농산물건조기를 이용한다면 간단한 조사를 통해 건물함량을 계산할 수 있다.

먼저 10a(약 300평)당 대표나무 5~10그루를 정하고, 나무 당 5~10개의 과일을 수확한다. 저울을 이용해 키위 생과일의 무게를 측정하고 기록한다. 키위를 가로 방향으로 약 5~10㎜ 두께로 얇게 썬 다음, 식품 건조기(또는 농산물 건조기)에 넣고 최고 온도(70~80℃)에서 24~48시간 동안 말린다. 건조한 과일 조각을 모아 무게를 측정한 뒤, 건조 전 무게(생과일)와 건조 후 무게(말린 과일)를 비교해 건물함량을 계산한다. 일반적으로 ‘헤이워드’와 같은 그린키위는 건물함량이 최소 16% 이상일 때, ‘해금’, ‘스위트골드’ 등의 골드키위는 17~18% 이상일 때 수확하는 것이 권장된다. 건물함량을 최대한 높여 수확하는 것이 고당도 과실 생산에 효과적이며 가을철 저온이나 경도의 저하 등을 고려해 수확한다.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시장에 진입한 법인이나 유통업체는 모두 수확 전 건물함량 조사를 하고 자체적인 기준을 마련해 품질을 상향 평준화하고 있다. 하지만, 개별 유통 또는 직거래, 위탁판매가 많은 키위는 경우 품질 편차가 여전히 많다고 한다. 여러 가지 유통 방법이 있기 때문에 생산 단계부터 일정 기준을 가지고 수확해 품질 편차를 줄여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한 팩을 구입했는데 또는 한 상자를 구입했는데 어떤 키위 맛있고 어떤 키위는 맛이 없다는 의견이 사라질 것이다. 많은 연구에서 키위의 품질 중 과일 무게와 건물함량을 가장 중요한 상업적 가치로 꼽고 있다. 이 중 맛에 관여하는 건물함량이 우수하다면 키위 과일의 가치가 높아지게 될 것이다. 국산 키위 가치의 향상은 소비자에게 향하는 과일의 품질 향상에서 시작된다. 머지않아 땀 흘려 수확한 우리 키위가 우수한 품질로 소비자에게 제대로 인정받길 기대한다.

■이목희<농진청 원예원 남해출장소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