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재배, 일석삼조 효과
버섯 재배, 일석삼조 효과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2.09.0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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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배출공기, 생육속도 ↑ 에너지비용 ↓
추가 연구 통해 최적 재배시스템 개발·추진돼야

우리나라 버섯산업은 상업적 재배가 시작된 이후 눈부신 발전을 해왔다. 초창기에는 선진국으로부터 기술과 장비를 도입했지만, 국산 신품종 개발, 병재배 등 자동화 대량생산 기술의 보급 등으로 현재의 버섯 생산기술은 세계 최고의 수준이라고 해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우리 버섯산업은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 배지재료 가격과 인건비 상승, 가격 우위를 바탕으로 수입이 증가하는 중국산 표고 배지, 위해미생물의 엄격한 관리로 자국으로의 수입을 철저히 통제하는 미국의 버섯 수입검역관리제도 등이 그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버섯 생산 최고 기술 보유국에 안주해 있기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농촌진흥청에서는 버섯재배 시 버려지는 에너지를 재활용하여 버섯재배 농가가 부가적으로 소득을 창출하거나 경영비를 절약할 수 있는 재배시스템 개발로 그 해법을 찾고 있다.

버섯은 엽록소가 없어 광합성을 통해 스스로 양분을 합성하지 못한다. 즉, 인간처럼 산소를 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서 유기물에 기생하여 양분을 흡수하며 살아가는 균류이다. 버섯을 상업적으로 재배할 때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 그 형태가 기형으로 변하여 상품성을 잃게 된다. 그래서 환기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주는데 이때, 이산화탄소와 더불어 약 15~20℃ 정도의 일정한 온도의 공기가 외부로 배출되게 된다. 이 배출공기를 활용해 채소를 재배하게 되면 탄산 시비(거름주기) 효과는 물론, 채소 생산에 사용되는 냉․난방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다. 

실제로 버섯을 재배하는 동안에 배출되는 공기를 포집하여 채소(엽채류) 재배에 공급한 결과, 채소류의 생육 속도가 빨라지고 수확량이 늘어나며 냉난방 에너지비용 절감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기존의 버섯재배사 내부에 LED 인공광 등 일부 시설을 추가하면 적은 비용으로도 연중 채소를 재배할 수 있다. 가격 변동을 예측할 수 있다면 농가가 버섯과 채소 생산량을 조절하여 계획적으로 생산할 수도 있을 것이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추가 연구를 통해 버섯 재배 규모 대비 채소류의 재배 규모 설정, 버섯재배 농가에 적용할 수 있는 최적의 재배시스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은 버섯재배 농가뿐만 아니라, 기존 식물공장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에는 약 10개소 정도의 식물공장이 상업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식물공장은 밀폐된 공간에서 LED 인공광을 이용하여 채소류를 재배하는데, 인공광에서 많은 열이 발생되고 이 열을 냉각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수직 식물공장을 설치하여 아래층에 버섯을 재배하고 위층에 채소류를 재배하게 된다면 버섯재배 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와 공기를 채소류에 공급함으로써 탄산시비 효과는 물론, 에너지 절감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버섯재배 과정에서 버려지는 에너지를 재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또 있다. 버섯 배지는 121℃에서 90분 이상 고압살균과정을 거쳐 내부에 존재하는 잡균과 미생물을 멸균시켜야만 한다. 고압살균을 위해서는 약 5시간 정도 보일러가 가동되며, 이 때 많은 열량의 에너지가 버려지게 된다. 이렇게 버려지는 에너지는 버섯재배사와 버섯농가 관리사 난방, 농작물 건조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2021년 9월 제정된 ‘탄소중립기본법’이 지난 3월 25일 시행되었다. 2050년까지 탄소발생량을 40%로 줄이는 것이 법률시행의 목표이다. 에너지 재활용을 통해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함은 물론, 새로운 소득 창출과 부가가치를 높이는 ‘일석삼조의 기회’가 되도록 농업분야에서, 특히 버섯이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하태문<농진청 원예원 버섯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