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채류 직파 재배, 과연 가능할까?
엽채류 직파 재배, 과연 가능할까?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2.08.1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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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파재배, 노동력 절감·수량증가 등 장점 많아
인력난 해소책으로 주요 엽채류 직파 검토돼야

직파, 더구나 엽채류(잎채소)인 배추를 직파한다고 하면 놀라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과거로 회귀하는 것은 아니고 농업 현장에서는 최근 펠릿종자의 보급으로 엽채류의 직파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땅에 직접 씨를 뿌리는 직파는 20∼30년 전, 플러그트레이 육묘 등이 보편화되기 전에 해왔던 방법이다. 근채류(뿌리채소)인 무, 당근은 직파를 하여 재배하는 것이 보편적이나, 엽채류는 1990년 이전, 플러그트레이에 의한 육묘가 보급되기 전에는 원종자를 땅에 직접 파종했다. 그 후, 육묘상 육묘, 연결 포트, 비닐 포트 등 다양한 육묘를 통하여 아주심기 작업을 해왔다. 그럼 과거보다 모든 것이 현대화, 첨단화하는 시점에서 엽채류 직파는 타당한 것일까?

배추를 예로 들어보자. 배추종자는 작지만 둥글어서 무처럼 직파를 할 수도 있지만 최근 펠릿 기술의 발달로 펠릿을 씌워 발아율을 향상시키면서 무처럼 기계로 파종하는 직파가 시도되고 있다. 최근 5∼6년 사이에 종자 사이즈가 작은 상추 등은 펠릿종자가 공급되어 직파하거나 육묘하는 것이 보편적인 것이 돼 버렸다. 

물론 국내 농업 여건상 모든 작형과 밭에서 직파가 적당한 것은 아니다. 다만 엽채류는 당연히 육묘를 한 뒤 아주심기 해야 한다는 인식도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내 여건상 육묘의 큰 장점은 무시할 수는 없으나, 선진국에서는 일부 여건이 되는 지역에서는 육묘 아주심기 외에 엽채류인 양배추, 브로콜리, 양상추(결구상추)를 기계로 직파하는 사실도 주지해야 할 시점이다. 

일반적으로 직파의 장점은 첫째 수량이 10% 이상 늘고, 둘째 펠릿종자를 이용하며, 셋째 기계로 파종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작물을 심는 거리와 솎는 작업 등이 일괄적인 시스템으로 이뤄져 있다. 이 중에서 우리 여건상 노동력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은 두 번째와 네 번째로 충분이 적용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기계 파종은 농업현장 이용에 좀 더 보완이 필요한 형편이다. 현재 무 직파의 경우 인력파종기, 트렉터 부착 황금파종기 등이 나와 있지만 농업 현장에는 대중적 이용은 시작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지난해 실증연구를 한 고온기 여름배추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 연구진은 강릉 왕산지역의 고랭지에서 펠릿종자를 이용해 배추를 직파했다. 농가에 따라 차이가 있었지만, 고랭지 여름작형에서 배추를 직파할 경우 육묘 아주심기보다 2주전에 본밭에 직파하면, 육묘 후 아주심기한 것과 같은 시기에 수확이 가능하다는 것을 밝혔다. 즉, 펠릿종자를 이용하여 2∼3개의 종자를 손으로 직파하고, 직파 후 본잎 2∼3매까지 수분 관리와 충해 관리에 유념한다면 직파로 인한 수량 증수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아주심기까지의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직파 후 세심한 수분관리와 충해관리가 필수이며, 이를 막지 못한다면 육묘보다 생산성이 떨어지게 된다. 앞으로 기계가 더욱 보완되어 기계직파를 할 경우 그 효율성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한편, 2020년에는 상추직파 실증연구에서 쌈채소의 대표인 상추를 비가림하우스에서 직파했었는데 이때도 수확일이 9일 단축됐고, 수량은 육묘재배보다 8∼14%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났다. 

엽채류 직파의 성공 여부는 농가의 관심과 노력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기존 육묘처럼 관리를 한다면 직파의 장점을 살릴 수 없다. 농가의 관심과 관리 여하에 따라 직파 재배의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농가 일손 부족과 인건비 상승은 지속되리라 생각한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이제는 배추, 양배추, 상추 등 주요 엽채류의 직파를 검토할 시기이다.

■장석우<농진청 원예원 기술지원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