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용식물 전성시대, 유전자원부터 탄탄히
약용식물 전성시대, 유전자원부터 탄탄히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2.08.0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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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약효 검증된 자생식물 새롭게 조명
자원특성·재배연구 토대위에 기능성·표준화 연구 진행돼야

우리 선조들은 오래전부터 산과 들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나물로 이용하며, 치료나 예방을 위해 다양한 효능을 찾아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약초로 활용했다. 오늘날 우리는 식재료의 효능을 크게 써 붙인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고, 매일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곤 한다. 바야흐로 약식동원(藥食同源)을 기반으로 한 약용식물 전성시대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바이오산업 시장은 2017년 10조 1,457억 원에서 2021년 19조 814억 원으로 1.8배 증가했고,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2017년 4조 1,728억 원에서 2021년 5조 454억 원으로 5년간 20.9% 성장하여 마트, 인터넷 쇼핑몰뿐만 아니라 TV 채널의 홈쇼핑 광고를 통해 넘쳐나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체감할 수 있다. 

이처럼 바이오산업이 증가하는 데에는 약용식물이 한몫을 하고 있지만, 빠른 트렌드 변화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레몬버베나, 마리골드 등 외국에서 수입된 원료들이 많이 이용되고 있어 국내 재배되거나 자생하는 식물의 활용도는 매우 낮은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식물은 약 8,400여 종이 있고, 민간 전통지식 및 전통의학을 기반으로 2,100여 종은 식용과 약용으로 쓰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식물의 알려진 효능을 현대 과학적으로 재검증하고, 새로운 기능성을 발굴하여 이전에는 전통적으로 쓰이지 않았던 자생식물들도 새로운 용도가 조명되고 있다. 

2018년부터는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되어 외국의 자원을 취득하거나 이용할 경우 자원 제공국에 로열티를 지급해야하는 등 국가의 생물주권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외국의 자원이나 원료를 수입하는 것보다 국내 토종 식물자원, 전통지식을 이용해야 할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산 원료를 수입하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 국내에서 자생하는 식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는 국내 대기업들은 국산 약용작물 또는 자생식물을 자원화하고 개발하기 위해 농촌진흥청, 협회, 영농조합법인과 다자간 업무협약을 활발히 맺고 있으며, 나고야의정서에 대처하여 바이오산업 소재를 국내산 원료로 개발하고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특작부에서도 국내 자생식물과 지역특화작목 활용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전국의 도농업기술원 특화작목연구소와 연구협의체를 구성하고, 새로운 전략을 세우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자생식물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정신건강 등 새로운 기능성을 탐색하고, 원료를 표준화하여 기능성 소재를 개발하는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자생식물을 활용하여 성공적인 기능성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그 어떤 것보다 유전자원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산과 들에 자생하고 있는 식물들을 ‘자원화’하기 위해서는 성분과 기능성에 관한 연구에 앞서,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식물이 어떤 것이 있는지부터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바이오 원료가 되는 식물 종을 정확하게 판별하고, 그 식물을 안정적으로 잘 재배할 수 있도록 생육 특성과 환경을 유기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자원 특성과 재배연구의 토대 위에 기능성, 원료 표준화 연구가 진행되어야 산업화가 가능한 실용적인 바이오 소재가 개발될 수 있다.

건강 100세 시대, 국민의 건강 증진과 우리나라의 바이오산업을 견인하기 위한 약용식물의 전성시대는 신토불이 토종 유전자원 발굴이 그 첫 출발이다. 이를 시작으로 한약재, 화장품, 식․의약품 등 우리 약용식물의 다양한 변신을 기대해 본다.

■이윤지<농진청 원예원 특용작물이용과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