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차나무 품종의 미래
우리나라 차나무 품종의 미래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2.07.2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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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무 내한성 강해지도록 형질 개선 필요
유통·소비 등 고려한 품종 육성해야

육종 기술을 활용하면 다양한 품종을 만들 수 있다. 다양한 품종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과거 유명한 사례를 통해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1840년대 아일랜드의 주식량이던 감자는 감자마름병 확산으로 생산되지 못했다. 1960년대에는 남미의 바나나 농장들이 바나나마름병으로 큰 피해를 보기도 했다. 이는 모두 단일 품종 재배의 위험성을 인식시켜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또한, 1870년대 스리랑카에서는 커피녹병이 확산하기 전 주로 커피를  생산했지만, 병 발생 이후로 주 작물은 차나무로 바뀌었다. 기후변화로 인한 재배의 어려움이 이슈인 요즘, 육종은 미래농업을 위한 필수적인 연구 분야이다.

최근 대표적인 육종 성공사례로는 국내 딸기 품종 육성과 보급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06년 딸기연구사업단을 중심으로 품종 육성 연구를 추진하였다. 이후 육성한 품종은 주산지 중심의 국산 품종 시범포를 운영하여 보급률을 향상시켰고 품종 특성별 장점을 활용한 시장 형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품종 선택권을 선물했다. 

우리나라 차나무도 품종 다양화를 위해 체계적인 육종연구를 수행할 필요가 있는데 차산업법이 2016년부터 시행됨에 따라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에서는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유전자원 수집과 평가는 육종기반 구축을 위한 첫 번째 단계이다. 따라서 육종기반을 마련하고자 현재까지 수집한 자원의 찻잎 특성평가와 품질분석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급격하게 발전하는 분석기술 덕분에 단순한 표현형뿐만 아니라 유전자나 대사물질의 정보 등을 활용하여 각 유전자원의 특성을 파악하고 유사한 자원을 구분할 수도 있다. 수집된 유전자원은 평가를 통해 형질을 대표하는 자원으로서 육종소재로 활용되며 이러한 자원들을 이용하면 기존 품종의 수량, 품질 그리고 환경저항성 등을 개선할 수 있다.

차나무의 경우, 이상저온으로 인해 내륙의 차 재배지에서 동해(언피해) 문제가 겨울철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응 기술을 개발하여 농가에 기술지원을 하고는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예방방법은 내한성이 강한 차나무를 선택하는 것이다. 따라서 내한성이 강한 차나무 품종을 육성하는 것을 핵심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국내에서 재배되고 있는 차나무는 야생종이거나 야부키타 품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야생종은 피해를 예측하기 어려우며 ‘야부키타’는 내한성이 중간 정도로 평가된다. 따라서, 현재 재배되고 있는 품종과 품질은 유사하면서 내한성이 강해지도록 형질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차는 기호성 음료이기 때문에 맛에 대한 선호도가 다양하다. 이는 소비자마다 원하는 차의 맛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나무는 재배특성상 육종기간이 오래 소요되기 때문에 육종을 할 때는 향후 10∼20년 뒤의 재배, 유통 그리고 소비 수요를 예측하고 방향성을 고려하여 추진해야 한다. 특히, 녹차 이외의 가공에 적합한 차나무 품종을 단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찻잎을 이용하여 다양한 차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차나무만의 매력적인 점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각각의 특징을 살린 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차나무도 각각의 특징을 가진 품종을 육성하여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다양한 차나무 품종이 탄생되고 이를 통해 다양한 차 소비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소진<농진청 원예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