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상품성 높이는 여름철 관리 요령
사과 상품성 높이는 여름철 관리 요령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2.05.1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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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솎기·물주기·유인·여름 가지치기 중요
장마 소강기간 작물보호제 활용 병해 방제 필수

올해도 기상과 재배 관리 등의 영향으로 지역별로 사과 개화 시기 차이가 컸다. ‘후지’를 재배하는 농가 중에는 해거리 등으로 꽃이 많이 보이지 않는 곳도 있었다. 여름으로 접어드는 시기에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것은 강우다. 재작년에는 최장기간의 장마를 기록했고, 작년에는 3월부터 6월까지 약 120일 기간 중 지역에 따라서는 9일~15일간 비가 내렸다. 올해는 겨울철 가뭄에 이어 봄에도 비교적 비가 오지 않아 많은 농가에서 관수장치를 가동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처럼 여러 가지 어려운 재배요건에도 불구하고 상품성 있는 사과를 생산하려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하기에 상품성 높은 사과 재배를 위한 여름철 관리 요령 몇 가지를 당부하고자 한다.

먼저 장마 전까지 챙겨야 하는 농작업들을 충실하게 실시해야 한다. 열매 품질 향상과 건전한 수세 관리를 위한 열매솎기, 열매의 크기와 세포수가 결정되는  세포분열 시기에 필요한 물주기, 다음 해를 위한 새 가지를 수평으로 눕혀주는 유인, 불필요한 새가지를 제거해 광 환경을 좋게 하는 여름 가지치기가 그것이다. 또한 사과나무 열 사이에 풀을 키우고 있다면 장마 직전에는 풀베기를 하여 물이 빨리 흘러 과수원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풀을 너무 짧게 베어내면 땅에 떨어진 빗물이 흙탕물이 튀면서 역병 등이 전파될 수 있으므로 풀은 5cm 이상 길게 베어주는 것이 좋다. 큰 비에 대비해 외부에서 물과 흙탕물이 흘러 들어오거나 유실되지 않도록 과수원 경사지 주변으로 흙을 포대에 담아 쌓는 등 적극적인 대처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장마기간 중 농업인이 걱정하는 것은 병해 방제를 위해 살포하는  작물보호제의 효과일 것이다. 장마기간이라 하더라도 계속해서 비만 오는 경우는 드물다.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는 이 시간은 병해를 방제하는 데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병해를 방제하는 작물보호제 중 주요 성분이 식물체 내로 이동되어 작용하는 침투이행성인 약제는 살포 후 약 4시간 이상 경과한 후 비가 온다면 방제 효과가 있다. 작물체 표면에서 작용하는 보호살균제는 약 8시간 정도는 지나야 한다. 장마철이나 비가 잦은 환경에서는 내우성, 즉 비에 씻기지 않는 성질이 좋은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과 열매에 발생하는 탄저병은 병이 걸린 후 증상을 보이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장마기 동안 병 증상 확인이 어려우므로 장마 전부터 계속하여 전문 작물보호제를 바꿔가며 방제를 해야 한다. 또한 과수원 내 배수로도 농업인의 안전을 염두에 두면서 관리를 하여야 한다. 

일상적인 장마 이후에는 온도가 높고 다습한 날씨가 지속될 수 있다. 사과 탄저병은 방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병이 걸린 과실은 소나기와 비바람에 의해 쉽게 전파되므로 열매를 따내어 과수원에서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잎응애류는 알부터 성충까지 발육하는 기간이 짧아져 발생하는 양이 급속히 많아지므로 잎 뒷면에서의 활동을 잘 살펴 방제하여야 한다. 햇빛이 강한 시기인 만큼 잎과 열매에 햇빛 데임(일소) 증상도 주의해야 한다.

아울러, 여름철 고온기에는 햇빛 차단 시설을 활용하거나 열대야로 당분 축적이 줄어드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야간에 미세하게 물을 분무하여 과수원 온도를 낮출 수 있는 시설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농사는 해마다 새로이 직면하는 환경을 이겨내는 경험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농업인의 경험도 축적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더 세심하게 살펴야 할 것을 그러려니 하면서 넘겨버리기 쉽다. 일단 발생한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외면하면 점점 더 보이지 않게 되고, 토양, 병해충 등 어려운 문제가 많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장마의 시작과 끝, 전체적인 강우량, 비의 세기 등이 해마다 다르므로 장마에 대한 대응은 올해도 계속되어야 한다.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한 마음가짐과 조치가 중요하다.

■조영식<농진청 원예원 사과연구소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