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위 품종 육성, 다래나무속 자원 활용 가치
키위 품종 육성, 다래나무속 자원 활용 가치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2.04.2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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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래나무 활용 종간교잡 신품종 육성
내병·내한·기능성 등 우수

요즘 들어 키위 재배 현장과 소비 시장에서는 다양한 키위 품종을 요구하고 있다. 재배 현장에서는 습한 과수원 토양 환경과 궤양병과 같은 치명적인 병 등으로 인해 생산성이 낮아질 수 있어 이에 대응할 수 있는 품종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재배지역 북상이 예측되면서 겨울철 언 피해에 안전한 품종, 소비 측면에서는 당도가 높고, 간편 섭취가 가능한 과일 등 다양한 품종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다양한 다래나무속 자원을 활용한 종간교잡으로 새로운 품종을 육성하고 있다. 키위는 다래나무과(Actinidiaceae) 다래나무속(Actinidia)에 속하는 작물로 다래나무속에는 60여 가지의 다양한 종이 있다. 종에 따라 과일 크기와 모양, 껍질 색과 털, 식미, 과일 색깔, 질감, 향기, 기능성 물질과 같은 과일 특성을 비롯해 성숙기, 저장기간 등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잠재적인 유용성을 갖고 있다.

다래와 키위의 종간교잡으로 육성된 품종은 내한성(추위에 견디는 성질)이 강하고 껍질에 털이 없어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 개발된 ‘방울이’와 ‘스키니그린’은 전국 재배가 가능할 정도로 내한성이 뛰어나다. 최근 개발한 ‘녹가’와 ‘그린몰’은 맛이 좋으면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기 때문에 다양한 소비층을 공략할 수 있다. 다래의 주산지인 강원도에서는 만생종(늦게 수확되는 품종)을 재배한다면 다래의 짧은 소비 기간을 늘릴 수 있다. 기존 다래보다 열매가 큰 편이어서 수확할 때 노동력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강원지역에서 수확기 서리피해에 안전하다면 새로운 재배품종으로 정착할 가능성이 커 시험 재배를 추진하고 있다.

종간교잡으로 기능 성분이 높은 품종을 육성하기도 한다. 골드키위(A. chinensis)와 에리안사(A. eriantha)를 교잡해 육성된 ‘녹홍’은 생과일 100g당 200㎎ 이상의 비타민 C가 함유되어 일반품종보다 비타민 C함량이 약 2배가량 많다.

일본은 골드키위와 섬다래를 교잡해 당도가 높고 산미가 낮으며 과일이 50g 정도로 달걀보다 작아 간편 섭취가 가능한 품종을 개발했다. 껍질은 골드키위와 같은 갈색이지만 털이 없어 반으로 나누어 과육만 섭취하기에 거부감이 없다. 이는 과일이 작고 털이 부드러우며 껍질이 잘 분리되는 섬다래의 특성이 골드키위에 도입된 것이다. 

최근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궤양병에 저항성인 품종을 육성하기 위해 개다래, 다래, 에리안사(A. eriantha) 등 저항성 자원을 활용해 교잡육종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습성 대목을 개발하기 위해 섬다래와 마크로스퍼마(A. macrosperma)를 이용해 변이를 창출하고 있다. 키위 생산에 위협이 있는 요소를 유용한 유전자원의 형질을 도입한 품종을 통해 극복하고자 한다.

과일 껍질이 빨간 다래나 속까지 빨간 퍼퓨레아(A. purpurea)를 활용해 종간 교잡한다면 토마토 같은 키위가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다래나무속 자원을 이용하면 재배 현장과 소비자의 기호를 두루두루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품종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또한 지금은 주목받지 못한 형질이 미래의 새로운 산업을 견인하는 귀중한 자산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 국내 다래나무속 자원의 수집과 보존을 충실히 이행하고, 보존 자원들에 대한 정확하고 정밀한 평가를 통해 유용한 형질을 끊임없이 발굴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목희<농진청 원예원 남해출장소 농업연구사>